“국민이 준 도움 잊지 못해”…수해지역으로 달려간 경북산불 이재민

김현수 기자 2025. 7. 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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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를 본 경북 영양군 주민들이 22일 수해 피해를 본 경남 산청군을 찾아 굴삭기로 토사 정리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잿더미 속에서 주저앉아 있을 때, 국민들이 주신 도움을 잊지 못하죠. 보답하려는 마음에 이렇게 달려왔습니다.”

김남수 경북 산불 피해 주민대책위 영양지역 대책위원장(58)은 22일 경향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산불 피해를 본 영양주민 12명과 이날 새벽 4시에 1t 화물차에 소형굴착기 1대를 싣고 경남 산청군으로 출발했다. 극한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본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서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발생한 산불로 집과 과수원, 축사 등을 모두 잃었다. 그때의 허탈함은 말도 못 한다”며 “수해를 입은 산청군 소식을 듣고 남 일 같지 않았다. 몇몇 주민들과 작은 도움이라도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양군 주민들은 차로 250㎞가량을 달려 산청군 산청읍 부리마을에 도착한 뒤 곧장 복구 작업에 뛰어들었다. 굴착기와 삽으로 주택가를 덮친 토사와 흙탕물로 뒤덮인 가재도구를 걷어내고 있다. 이날 낮 기온은 32도를 웃돌았다.

김 위원장은 “1박2일 일정으로 내려왔는데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며 “체류 기간을 하루 정도 늘려서 복구 작업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산불 피해를 본 경북 영양군 주민들이 22일 수해 피해를 본 경남 산청군을 찾아 복구작업을 돕고 있다. 영양군 제공

이어 “부리마을 주민들이 힘든 와중에 점심 식사를 준비해 주셨다”며 “(부리마을 주민이)이재민 임시주택 등에 관심이 많아 자세히 설명해 드렸다. 산불이나 수해나 똑같이 가재도구 하나 챙기지 못하고 도망쳐 나온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하고 위로받았다”고 했다.

산불 피해를 본 안동과 의성지역 주민 20여명도 이날 오후 산청군으로 출발했다. 청송과 영덕에서도 주민들이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하는 등 경북 산불 피해 5개 시·군에서 차례로 산청군을 찾아 피해 복구를 도울 예정이다.

경북 산불피해 주민대책위에서는 총 10대의 덤프트럭과 소형굴착기 등 10대를 산청군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상학 영양군 석보면 답곡2리 이장은 “우리는 불난리를 겪었지만, 물난리를 겪은 분들도 얼마나 힘드시겠나”라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이웃의 아픔에 발 벗고 나서는 영양군 산불대책위에 감사를 드린다”며 “산불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수해를 입은 산청군민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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