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휩쓴 ‘가챠’ 열풍… 랜덤 소비에 빠진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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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업계에 '가챠(Gacha·랜덤 뽑기)' 열풍이 확산하고 있다.
어떤 상품이 나올지 알 수 없는 무작위 추첨 방식이 소비자의 기대감을 자극하며,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소비 자체를 '경험'으로 인식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과 소셜미디어(SNS) 인증 문화, 수집 욕구 등이 결합되며 불확실성 자체가 콘텐츠화 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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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한 즐거움’ 추구
오프라인 넘어 온라인까지 확산
일각에선 과잉 소비 우려도
국내 유통업계에 ‘가챠(Gacha·랜덤 뽑기)’ 열풍이 확산하고 있다. 어떤 상품이 나올지 알 수 없는 무작위 추첨 방식이 소비자의 기대감을 자극하며,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에서 효율적인 모객 수단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가챠’는 뽑기 손잡이를 돌릴 때 나는 일본어 의성어 ‘가챠가챠(がちゃがちゃ)’에서 유래했다. 과거 문방구 앞 캡슐 머신으로 익숙했던 이 문화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부활했다. 주로 피규어나 굿즈를 랜덤으로 제공하며, 1회 이용 가격은 4000~5000원이 일반적이다. 일부 고가 상품은 회당 1만원 이상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 HDC아이파크몰은 지난해 9월 150여 대의 가챠머신이 설치된 ‘가챠파크’를 조성했다. 개장 첫 달에만 4만명이 방문해 약 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기기를 50대 추가 설치했다. 강력한 집객 효과가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편의점 업계도 가세했다. GS25는 지난 5월 일본식 캐릭터 뽑기 ‘이치방쿠지’ 키오스크를 시범 도입했다. CU는 10~20대 여성이 많은 상권 매장에 가챠 머신을 배치했다. CU 운영사 BGF리테일에 따르면 가챠 도입 후 해당 점포의 매출이 주간 단위로 40% 이상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5월 KBO 프로야구 콜렉션 카드를 랜덤 뽑기 형태로 선보였고, 20일 만에 250만 팩이 판매됐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도 랜덤 박스를 내세우고 있다. 에이블리는 지난 2월 에스쁘아, 투에이엔 등 색조 브랜드와 협업한 5000원대 가챠형 뷰티 상품을 출시했다. 전월 대비 거래액이 9배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무신사도 유사한 방식의 랜덤박스를 판매하며 ‘언박싱 콘텐츠’를 활용한 바이럴 효과를 노렸다.
해외 흐름도 비슷하다. 중국 완구업체 팝마트는 대표 캐릭터 ‘라부부(Labubu)’ 기반 블라인드 박스를 전 세계에 유통하며 성장했다. ‘중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미니소도 디즈니 캐릭터 ‘스티치’를 활용한 한정판 가챠 상품을 출시했다.
MZ세대가 가챠에 열광하는 배경에는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과 ‘즉각적인 보상 심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하는 상품을 얻기 위한 긴장감과 뽑았을 때의 성취감은 구매 행위를 일종의 놀이 문화로 전환시켰다. 소비 자체를 ‘경험’으로 인식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과 소셜미디어(SNS) 인증 문화, 수집 욕구 등이 결합되며 불확실성 자체가 콘텐츠화 되는 모습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모든 것이 계산되고 예측되는 시대일수록 오히려 불확실성과 무작위성에 대한 심리적 선호가 커진다”라며 “MZ세대는 정해진 규칙이 없는 세계에 매력을 느끼고, ‘뽑기’의 긴장감에서 오락적 만족감을 얻는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과잉 소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랜덤 구조 특성상 원하는 제품이 나올 때까지 동일 제품을 반복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국 정부는 2023년 8세 미만 아동에게 블라인드박스 판매를 금지하고 8세 이상은 보호자 동의를 받도록 규제했다. 앞서 국내에서도 ‘띠부띠부씰’ 열풍 때 ‘포켓몬빵’ 스티커만 수집하고 빵은 버리는 사례가 많아 식품 낭비 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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