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88년 수호’ 나무도 쓸려나갔다…그늘 사라진 정원엔 ‘돌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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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충북도청이 만들어질 때부터 도청을 수호했던 느티나무가 또 사라졌다.
이 나무는 2023년 3월 이후 충북도청에서 사라진 458번째 나무다.
애초 충북도청 정원·울타리 등엔 교목(어른 키 이상 큰 나무) 526그루가 있었지만 지금은 68그루(12.9%)만 남았다.
300그루가 넘던 충북도청의 상징 향나무는 본관 앞·서관 옆 등 17그루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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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526그루 증 458그루 이식·제거
도청 밖 이식된 나무 70% 이상 고사

1937년 충북도청이 만들어질 때부터 도청을 수호했던 느티나무가 또 사라졌다. 100살 안팎의 나무는 어른 둘이 팔을 뻗어야 두를 수 있는 수려한 아름드리였다. 지난 12일 잘려 토막 난 나무는 트럭에 실려 나갔고, 빈자리엔 생뚱맞은 바위가 놓였다.
2023년 초 김영환 충북지사의 잔디광장 조성 지시로 주변 나무 61그루가 뽑혀 나갈 때도 자리를 지켰던 나무는 이후 영양제 봉투·주사 등을 주렁주렁 달고 연명하다 끝내 고사했다. 이재헌 아보리스트(수목관리전문가)는 “주변 나무를 이식할 때 뿌리를 다친 듯하다. 토목공사(이식) 때 표토층 흡수 뿌리 손상은 나무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이 나무는 2023년 3월 이후 충북도청에서 사라진 458번째 나무다. 애초 충북도청 정원·울타리 등엔 교목(어른 키 이상 큰 나무) 526그루가 있었지만 지금은 68그루(12.9%)만 남았다. 300그루가 넘던 충북도청의 상징 향나무는 본관 앞·서관 옆 등 17그루만 있다. 그나마 꼭대기·줄기 등을 전지해 ‘목 없는 향나무’로 볼썽사납다.
드라마가 촬영될 정도로 울창했던 남쪽 정원은 잔디가 깔렸고, 나무는 7그루만 남았다. 김 지사 지시로 광장 조성 공사가 한창인 본관~신관 사이 중앙정원(2000㎡)은 잣나무·소나무 등 70여그루가 사라지고 달랑 2그루만 남았다. 그나마 연못광장엔 30그루가 남아 충북도청에서 정원 모습을 간직한 유일한 공간이다.

이곳을 빼면 충북도청은 나무 그늘 없는 뙤약볕 공간이다.
충북도청 대지가 3만563.1㎡(9261평)이어서, 449.5㎡(136평)에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꼴이다. 조경법을 보면, 충북도청엔 교목 921그루(나무 키·직경 등을 고려한 가중치 2~8그루 적용)가 있어야 하지만 법정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한창훈 충북도 청사1팀 주무관은 “지금은 법정 조경 기준에 크게 미달하지만, 후생관·중앙광장 조성 공사가 마무리되면 조경 기준에 맞게 나무를 추가로 심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2023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0차례에 걸쳐 도청사 정원·울타리 등 수목을 정비했다. 이식 등 예산만 1억2천여만원이 들여 273그루를 이식하고, 166그루를 아예 제거했다. 애초 526그루 가운데 439그루(83.4%)에 손을 댄 것이다.


지난 12~13일 충북도의 나무 이식 현장을 확인했더니, 이식한 나무는 70% 이상 고사했거나, 고사기에 접어 드는 등 처참했다. 2023년 7월 남쪽 울타리에 있던 향나무 25그루를 서쪽 울타리·산업장려관 주변으로 이식했지만 지금 1그루만 생존했다. 지난해 10월 동쪽 울타리 향나무 등 39그루를 청주 정상동 밀레니엄타운 안 가식장으로 이식했지만 18그루만 남았고, 그나마 8그루는 검붉은 단풍색으로 바뀌는 등 고사 직전이다.


지난해 6월과 7월 서쪽 울타리·민원실 화단 등에 있던 향나무 68그루를 충북안전체험관으로 이식했지만, 20그루만 남았고, 10그루는 이파리가 검붉게 변했다. 지난해 8월 청주 정상동 가식장에 이식했던 본관 뒤 정원 칠엽수 등 9그루 가운데 5그루는 고목이 됐다. 도청 주변 청명원·쌈지광장 등에 심거나 이식한 소나무 등은 고사하자 시민 눈을 의식해 재빠르게 교체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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