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5개 재판 모두 멈춤…‘2030년 재개’ 가능할까?
이 대통령, 임기 중 '사법 리스크' 완전 해소…“5년 뒤 재판, 논란 없는 판결 내놓기 어려워”
(시사저널=김임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1심 재판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로써 이 대통령이 당선 전 검찰로부터 기소됐던 5개 재판(△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성남 FC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모두 재임 중에는 열리지 않게 됐다.
이 대통령 재판 중단은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명시한 헌법 84조(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의 취지와 국정 운영 안정성 측면 등을 고려할 때 필요한 조치였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정치적 입지를 이용해 '사법 단죄'에서 벗어나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과연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 재판이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북송금 재판부 "국정 운영 계속성 보장 위해 공판 추후 지정"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이 대통령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뇌물 등 혐의 7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이재명 피고인에 대한 공판 기일 절차를 지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이재명 피고인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재직 중이고, 대한민국의 행정 수반임과 동시에 국가원수로서 국가를 대표하는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대통령으로서 국정 운영의 계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대통령 임기 중에는 재판을 열지 않겠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다만 함께 기소된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의 재판은 그대로 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5년 뒤 재판을 하면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 대통령 방어권 보장에 관해 재판부는 "추후에 재판 진행과 관련해서 의견을 제시하면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재판은 지난 6월 서울고등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기일 추정 결정 이후 줄줄이 멈췄다.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재판을 진행하기 어려운 현실적 측면을 고려한 것이지만 헌법 84조에 대해 학계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사법부가 정치적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헌법 84조 해석이 팽팽히 대립하는 상황에서 법원이 5개 재판을 모두 멈추면서 유권 해석을 내릴 길을 스스로 막은 셈"이라며 "5개 재판 중 하나라도 임기 중 판결을 내렸다면 판례를 근거로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했을 텐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사법부를 향해 4심제 도입이니 대법관 증원이니 사법 개혁을 강하게 시사하다 보니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 뒤 재판 재개 가능할까…검찰 개혁 연동 공소 취소 나설 수도
이날 재판부 기일 추정 결정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이 대통령이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법상 5개 재판 모두 임기가 끝나면 재개돼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통령 재판이 5년 뒤에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저마다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이 나오는 만큼 이를 추정하면 판단이 쉬워질 것이라고 본다. 실제 이화영 전 부지사의 경우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해 징역 7년8개월이 확정됐고,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재판도 계속 진행 중이다. 대장동 개발업자 김만배씨 등에 대한 1심 판결 역시 오는 10월 나올 예정이다.
반면 이들에 대한 판결이 이 대통령 판결로 곧바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 대통령의 경우 행위의 실행자이기 보다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유죄 선고 요건이 더욱 까다롭다는 것이다. 특히 공직선거법 사건의 경우 조희대 대법원장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인한 논란이 매듭지어지지 않았고 선거비용 보전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정부여당이 지금의 검찰 개혁과 이 대통령 기소를 연동해 1심 판결 전 공소 취소를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통령 재판이 5년 뒤에 열릴 경우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첫 번째로는 시간이 너무 지나 증거 확보나 공소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 두 번째는 민주당에서 정권을 재창출할 경우 지금과 같은 정치적 부담을 떨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는 5년 뒤 어떤 판결을 내려도 순수한 법적 판단으로 받아들여지기가 어렵다. 소위 말하는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 한복판에 있는 판결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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