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계좌로 1조 원 돈세탁... 범죄조직과 손잡은 PG사들의 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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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계좌 4,000개를 범죄조직에 제공해 1조8,000억 원 규모의 돈세탁을 도운 전자결제대행(PG) A사가 금융당국에 꼬리를 잡혔다.
대포통장에 대한 금융권 단속이 강화되자, 불법 도박·마약·보이스피싱 등 범죄조직이 당국의 감시가 비교적 느슨한 가상계좌로 눈을 돌렸고 PG사와의 공생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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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계좌 4,000개를 범죄조직에 제공해 1조8,000억 원 규모의 돈세탁을 도운 전자결제대행(PG) A사가 금융당국에 꼬리를 잡혔다. A사는 합법 가맹점으로 위장한 보이스피싱·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들에 가상계좌를 제공했고, 이 계좌들은 보이스피싱 피해금이나 도박자금이 오고가는 통로가 됐다. A사는 범죄조직을 상대로 영업을 하거나, 피해신고가 발생하면 유령법인을 신고하는 식으로 자금세탁을 도왔다. 이들이 범죄조직들로부터 받은 수수료 수익만 30억 원이 넘었다.
PG사 대표가 직접 사기 행각에 뛰어들기도 했다. PG사 루멘페이먼츠의 대표 B씨는 본인 명의로 만든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에서 매출이 발생한 것처럼 카드 승인 정보를 조작하고, 허위 매출을 담보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로부터 780억 원을 대출받아 사적으로 유용했다. B씨 역시 금감원 감시망에 적발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일부 PG사의 일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가상계좌 발급·운영 권한을 악용해 자금세탁 등 조직적 불법행위에 가담하거나 오히려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가상계좌 거래 이상징후가 포착된 6개 PG사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이 중 불법 연루정황이 확인된 4곳을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22일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초부터 가상계좌 상시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PG사가 제공한 가상계좌의 거래내역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
당국이 가상계좌에 주목하는 이유는 최근 가상계좌가 범죄조직의 주요 자금유통 통로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계좌란 온라인 결제 시 고객에게 일시적으로 발급되는 임시 계좌로, 지방세 납부나 아파트 관리비 등에 사용된다.
특히 무통장입금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가상계좌가 자주 사용되는데 PG사들은 이 과정에서의 맹점을 노렸다. 가상계좌의 발급권한은 보통 은행에 있지만, 통상 PG사가 그 권한을 위임받아 가상계좌를 자체적으로 발급할 수 있다. 대포통장에 대한 금융권 단속이 강화되자, 불법 도박·마약·보이스피싱 등 범죄조직이 당국의 감시가 비교적 느슨한 가상계좌로 눈을 돌렸고 PG사와의 공생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금감원은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한층 고도화하고 범죄 연루 PG사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공조해 신속하게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자금융거래법 등 법 위반사항이 확인된 경우에는 행정제재도 적극 부과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PG사를 통한 자금세탁과 범죄 자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시스템 기반의 모니터링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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