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떠난다, 그런데 제주는 빠졌다”.. 여름휴가 절정기, 어디 가길래?
물가·접근성·콘텐츠 흔들.. ‘가장 유명한 곳’이 ‘가장 멀어진 곳’ 됐다

올여름 여름휴가는 7월 26일부터 8월 1일 사이에 가장 집중될 전망입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22일 발표한 ‘2025 하계여행 통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에 휴가를 떠나겠다고 밝힌 비율은 전체의 19.6%에 달했고, 국내 여행 수요는 전체의 78.8%로 압도적이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은 동해안권(24.9%)이었고, 이어 남해안권(18.3%), 서해안권(11.4%), 수도권(11.3%)이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주권은 9.1%에 그치며, 지난해 4위에서 한 계단 더 밀려났습니다.
수도권보다 낮고, 수치상으로도 지난해(10.0%)보다 줄었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제주가 아닌 다른 국내 목적지를 선택한 셈입니다.
‘여름 성수기 = 제주’라는 오랜 공식은 올해, 조용히 무너진 모습입니다.

■ 고속도로는 막히고, 일정은 짧아지고
이번 휴가철에는 하루 평균 545만 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가장 정체가 심할 것으로 보이는 날은 8월 2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6시간 10분, 목포까지는 4시간 55분이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행 시기를 7월 말로 앞당기는 이유로는 ‘동행인 일정 맞춤’(34.2%), ‘회사 휴가 권유’(20%), ‘자녀 학원 방학’(18.7%)이 주로 꼽혔습니다.
2박 3일 일정이 전체의 28.4%로 가장 많아, 짧은 기간 안에 효율적 동선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이동수단도 변화가 뚜렷했습니다.
84.1%가 승용차를 이용한다고 답했고, 항공(1.5%)과 해운(0.7%)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교통수단 구조만 봐도 제주가 불리한 출발선에 서 있다는 분석입니다.

■ 제주가 선택지에서 멀어진 이유
제주가 ‘선호 5위’로 밀려난 데에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이 지목됩니다.
첫째는 ‘비용’입니다. 항공료와 숙박비 상승은 제주행 결정에 직접적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둘째는 ‘불확실성’입니다. 항공편 좌석 확보의 어려움, 그리고 기상 악화에 따른 결항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셋째는 ‘감각’, 트렌드 변화가 꼽힙니다.
여행자들은 단순히 익숙한 관광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과 독립적인 감각을 추구하는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즉 “제주는 여전히 좋지만, 지금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입니다.
늘 가던 곳이라는 익숙함보다는, 더 유연하고 간편한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 수송력 늘었지만, ‘맞춤형 대응’이 없다
정부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를 여름철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고속도로 갓길차로 53개 구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통혼잡 예상 국도 219개 구간을 집중 관리하며, 철도·버스 운행 횟수도 각각 13.1%, 9.9% 확대됩니다.
항공 이용 편의를 위한 ‘이지드롭 서비스’(호텔 위탁 수하물 발권), 3자녀 이상 우선 수속, 모바일 입석 예매 등도 시행 중입니다.
그러나 제주노선에 특화된 수요 분산 대책이나 항공료 안정화 조치는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제주도 차원의 대응도 가시적이지 않습니다.
이동 기반은 넓어졌지만, 제주만을 위한 접속 전략은 비어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늘 가던 곳’의 전략,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제주에 대한 선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언제나 제주’라는 관성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해졌습니다.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비용을 낮추든, 체류 방식을 새롭게 구성하든, 혹은 전혀 다른 콘텐츠를 제안하든, 지금 제주는 구조적 결핍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여름은 갑작스러운 위기가 아니라, 누적된 불균형이 성수기라는 프리즘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면서, “이 상황을 단순히 ‘제주의 문제’로 좁혀선 안 된다”며 “관광 전반의 구조 전환기로 보고, 제주는 선택을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다시 선택받기 위한 전략을 스스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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