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누비는 미키마우스·키티·무한도전… 러닝은 지금 ‘덕질 중’
디즈니·산리오·무한도전 런 등 오프라인 체험 콘텐츠

“마라톤은 힘들지만 미니언즈가 응원해준다면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30대 직장인 김보람(가명)씨는 최근 달리기에 흥미를 붙여 올해부터 마라톤 도전에 나섰다. 수많은 마라톤 대회 중 눈길을 끈 대회는 지난달 서울 마포구 상암 평화의공원에서 열린 ‘미니언즈 런 2025 서울’이다. 참가자들은 노란색 미니언즈 유니폼을 입고 5·10㎞ 코스를 달린다. 김씨는 “‘피켓팅’(피가 튀는 티켓 예매 전쟁)을 뚫고 미니언즈 마라톤 참가에 성공했다”며 “평소 미니언즈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왕 마라톤 대회에 나가는 김에 미니언즈 메달과 굿즈를 가지고 싶어 캐릭터 달리기에 도전해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고 말했다. 미니언즈 메달을 목에 걸고 찍은 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자마자 수십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최근 도심에서 캐릭터와 달리는 이색 ‘러닝’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과 재미, 소셜미디어(SNS) 인증도 만족시킬 수 있는 이벤트로 꼽힌다. 일반 마라톤보다 진입 장벽이 낮고 ‘덕심’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곳곳에 가득하다. 다양한 캐릭터 굿즈도 제공돼 참가자들의 경쟁률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추세다.
22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오는 10월 11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국내 첫 ‘디즈니 런 서울 2025’를 개최한다. 마블 캐릭터를 앞세운 ‘마블런’에 이어 미키마우스·미니마우스 등 ‘미키와 친구들’과 ‘주토피아’ 캐릭터들이 서울 도심을 달린다.
디즈니 런 서울 2025는 하프 마라톤과 10㎞ 코스가 있는 마블런과 달리 진입 장벽을 더 낮춘 것이 특징이다. 3㎞ ‘펀 런’과 10㎞ ‘스프린트’로 나뉜다.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도심 속에서 아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생활밀착형 축제로 기획했기 때문이다. 캐릭터 팬뿐 아니라 러닝을 즐기는 마니아, 가족 단위 소풍객 등 취향과 연령대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 선정은 추첨제로 진행하며 다양한 이용자들이 참여하도록 문턱을 낮췄다.
행사장에서는 오는 11월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2’ 개봉을 기념해 닉과 주디도 행사장을 찾는다. 미키와 친구들, 주토피아를 테마로 한 2가지 종류의 메달도 눈길을 끈다.

디즈니 런은 한국에서 기획·진행되는 러닝 행사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최초의 디즈니 브랜드 러닝 행사이기도 하다. 디즈니코리아는 마블 캐릭터를 활용한 ‘마블런’으로 러닝 페스티벌 흥행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제 마블런은 2016년 첫 개최 이후 팬데믹으로 중단된 2020~202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열리며 해마다 1만명 이상이 참석하며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특히 마블런은 MZ세대 참가자들이 전체 참가자의 85%에 달할 정도로 젊은 러너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디즈니 외에도 최근 몇 년 사이 캐럭터를 활용한 러닝 이벤트가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달 열린 ‘미니언즈 런’은 귀여운 노란 티셔츠와 활기찬 콘셉트로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미니언즈는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글로벌 캐릭터 IP로 꼽힌다.

유통회사인 CJ올리브영은 일본 엔터테인먼트 회사 산리오와 협업해 오는 9월 ‘큐티 런’을 연다. 산리오 런은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꾸준히 열렸는데 국내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헬로키티, 쿠로미 등 인기 캐릭터가 총출동한다. 1만50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마라톤 대회는 20여분 만에 마감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캐릭터 스토리와 즐거움을 결합한 이색 콘텐츠가 MZ세대와 가족 단위 참가자 모두에게 어필하고 있다”며 “러닝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 런 참가자들은 좋아하는 러닝뿐 아니라 사진 촬영, SNS 인증, 굿즈 수집, 캐릭터와 만남 등 종합 체험이 가능한 이벤트에서 매력을 느낀다. 브랜드 마케팅 측면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체험형 콘텐츠로 팬과 직접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고 브랜드 스토리도 자연스럽게 확산하기 때문이다. 러닝 행사와 연계한 공식 SNS 채널을 활용해 팬과의 소통도 강화할 수 있다.

캐릭터는 아니라도 인기 프로그램과 연계한 마라톤도 있다. 쿠팡플레이는 내달 30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서 레전드 예능 ‘무한도전’ 20주년을 맞아 ‘무한도전 런 위드 쿠팡플레이’를 연다. 무한도전 세계관을 바탕으로 광안리 야경을 배경으로 10㎞ 레이스를 펼친다.
김나인 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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