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인데 소득이 3억?”…체류 외국인 울리는 `불법 명의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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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52)씨는 최근 베트남 출신 아내 짠모(30)씨의 1년치 소득이 3억원으로 잡힌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한 번도 일을 한 적이 없는데도 약 30곳의 사업장에서 아내의 외국인등록증을 올려놓고 근로를 했다며 세금 신고를 한 것이었다.
인력사무소를 찾는 외국인 중 상당수가 불법체류자라는 점, 이 때문에 공식적인 소득신고가 어렵다는 점 등을 악용해 업체 측이 확보한 다른 외국인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세금 부담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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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에 복지 혜택도 배제…체류 외국인 피해 막심
"도용 땐 등록번호 변경 등 보호장치 있어야"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염정인 수습기자] 이모(52)씨는 최근 베트남 출신 아내 짠모(30)씨의 1년치 소득이 3억원으로 잡힌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한 번도 일을 한 적이 없는데도 약 30곳의 사업장에서 아내의 외국인등록증을 올려놓고 근로를 했다며 세금 신고를 한 것이었다.
이처럼 일부 사업장에서 외국인 등록증을 무단으로 사용해 세금상 불이익을 받는 외국인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결혼이주여성 등 국내에 정착해 살아가는 외국인들에게 치명적인 불이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용역사무소 등에서 외국인 등록증을 도용하는 사례는 공공연하게 이뤄져 왔던 일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인력사무소를 찾는 외국인 중 상당수가 불법체류자라는 점, 이 때문에 공식적인 소득신고가 어렵다는 점 등을 악용해 업체 측이 확보한 다른 외국인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세금 부담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평택외국인복지센터에서도 소득금액증명원에 자신이 모르는 회사 이름이 있는 경우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방치되면 한국에 정착하려는 외국인들의 삶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일하지 않은 곳에서 소득신고가 되면 불법취업이 돼 벌금이 부과되고 비자도 취소될 수 있는 데다 소득이 지나치게 높게 신고될 경우 다문화가정이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이 줄어들 수도 있다. 이씨는 “중위소득 50% 이하면 가정 방문 공부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데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면서 “집을 구할 때도 임대주택에 들어가거나 대출을 받는 것도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외국인 당사자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세무서에 일을 하지 않았다고 신고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생업이 바쁘거나 언어에 한계를 느낀다는 부분으로 경찰 신고를 꺼리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경찰 수사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류지호 이주노동행정사 대표는 “설령 인력사무소가 편법을 활용했다고 하더라도 당시 알선한 외국인이 해당 등록증을 제출했다고 하면 경찰이 마땅히 입증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등록증을 재발급받더라도 이미 정보가 퍼져 범죄 등에 이용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민혜 법률사무소 비상 변호사는 “자신이 명의도용당한 사실을 증명하면 법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이미 본인 개인정보나 신분이 퍼졌기 때문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부에서 외국인등록번호를 바꿀 수 있게 해주는 등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정규 법무법인 원곡 변호사는 “주민등록번호 같은 경우 도용됐다는 게 확인되면 바꿀 수 있지만 외국인등록증은 그렇지 않다”면서 “외국인등록증도 모르는 사이에 재도용될 우려가 있으면 이를 말소시키고 등록번호 자체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방보경 (hel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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