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업체, 대학 시험으로 '족보 장사'…저작권·공정성 논란

배아정 기자 2025. 7. 2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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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대학교 수업에서 출제된 시험지는 단순한 평가 도구를 넘어, 교수 개인의 창작물이자 교육 과정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 사교육 기업이 이 시험지를 학생들에게서 사들여, 교수의 동의 없이 유료 콘텐츠에 끼워 판매해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저작권 침해는 물론, 학습 공정성과 윤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배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낯익은 시험지를 발견했습니다.


과거 본인이 수강했던 대학 수업의 중간고사 시험지가, 사교육 업체 홈페이지에서 유료로 판매되고 있었던 겁니다.


교수 개인이 수업을 위해 직접 만든 평가 자료가,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었던 겁니다.


인터뷰: 대학생 

"시험지를 돈 주고 사는 것 같은 이벤트를 진행을 하고 있더라고요. 가지고 있던 시험지랑 거기에 올라왔던 시험지랑 대조를 해 보니까 한 글자도 빠짐없이 다 똑같았습니다."


메가스터디가 운영하는 대학생 인강 플랫폼 '유니스터디'를 통해 유통된 시험지는 약 3천여 건.


업체는 대학생들에게 5천 원에서 1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해 시험지를 사들여, 유료 회원들에게만 족보 형태로 공개했습니다.


또 일정 성적을 달성하면 수강료를 환급해주는 상품을 판매하면서, 환급 조건에는 중간, 기말 고사 시험지를 제출해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유통된 시험지를 실제 출제했던 교수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대학 교수

"황당하네요 약간 좀. 만약에 기출 문제가 공개가 되는 경우는 모르겠는데 그거를 돈 주고 산다는 거는 말이 안 되는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 사실은요. 어떤 학생은 돈 주고 나서 기출 문제를 미리 봤는데 기출 문제에서 뭐 한 뭐 몇 문제가 났다든가 똑같은 게 그러면 공정한 시험이 아니잖아요."


전문가들은 이미 공개된 적 있는 시험지라 하더라도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게시하거나 배포한다면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상업적으로 판매해 이득을 취했다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박애란 변호사 / 한국저작권위원회

"일단 시험 문제는 저작권법상 당연히 저작물로 보호가 되고요. 상업적으로 이용했을 때는 나중에 문제를 저작권자가 이용 허락 없이 사용한 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면은 저작권 침해에 따라서 형사 책임도 질 수가 있어요."


취재가 시작되자 메가스터디는 현재 관련 게시물과 페이지를 모두 삭제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수차례 연락을 시도해도, 어떠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사교육 기업이 대학 수업과 평가 시스템의 일부까지 상업화하면서, 시험 문제의 저작권과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BS뉴스, 배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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