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하우스 450동 쑥대밭… “35년 농사 이제 접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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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간 딸기농사 지으며 하우스를 1동씩 늘려왔는데, 이번 폭우로 둑이 무너져 하우스 25동이 모두 부서졌어요. 이제 막 심어 키우던 모종 12만 포기도 못쓰게 됐습니다. 농사를 아예 포기해야 하나 막막하기만 합니다."
22일 오전 경남 산청군 신안면 청현리 들판에서 만난 권정현(73) 씨는 "하우스 1동을 설치하는데 3000만 원이 넘게 드는데 이 나이에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라며 망연자실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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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농민들 “억장 무너진다”
공무원 “복구 지원조차 막막”

산청=박영수·이현웅 기자
“35년간 딸기농사 지으며 하우스를 1동씩 늘려왔는데, 이번 폭우로 둑이 무너져 하우스 25동이 모두 부서졌어요. 이제 막 심어 키우던 모종 12만 포기도 못쓰게 됐습니다. 농사를 아예 포기해야 하나 막막하기만 합니다.”
22일 오전 경남 산청군 신안면 청현리 들판에서 만난 권정현(73) 씨는 “하우스 1동을 설치하는데 3000만 원이 넘게 드는데 이 나이에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라며 망연자실해 했다. 권 씨가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청현리 들판은 450동에 달하는 딸기 시설하우스가 밀집한 곳으로, 지난 19일 제방이 무너져 강물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하우스 수백 동이 엿가락처럼 폭삭 주저앉았다. 피해 조사를 나온 산청군 공무원조차 “어떻게 복구를 지원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청현리 들판은 매년 100억 원대 딸기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딸기 생산지 중 한 곳이다. 권 씨는 “딸기농사를 짓고 있던 농가가 모두 피해를 입었다”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으면 복구하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이번 극한 호우로 인근 산청군 생비량면 시설하우스 농가 피해도 컸다. 2만3000㎡ 규모의 유기농 바나나 농장을 운영하는 강승훈 씨는 진흙으로 덮인 바나나 하우스를 보며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강 씨의 바나나 농장은 지난 16일과 19일 두 차례나 물에 잠기며 바나나 나무가 심어져 있는 땅이 물을 잔뜩 머금은 상태였다. 이미 일부 바나나 나뭇잎은 썩어가고 있었다. 강 씨는 “최대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피해 복구가 완전히 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강 씨는 이번 수해로 3억∼4억 원의 피해를 본 것 같다고 했다.
생비량면 일대에 있는 블루베리 농장 역시 폭우로 초토화가 됐다. 블루베리 농장주 이모 씨는 “재배 중인 블루베리들이 이번 침수로 약 4일간 물에 잠겨 있어 전량 폐기해야 할 것 같다”며 “4억∼5억 원의 손해가 예상된다”며 침통해 했다. 이처럼 경남에서는 물이 빠지고 길이 뚫리면서 농작물 피해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경남도가 잠정집계한 농작물 피해면적은 총 4277㏊로 산청군 1425㏊, 합천군 965㏊ 등이다. 특히 산청을 중심으로 딸기 등 시설하우스 204㏊가 전파되고, 132㏊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2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19명, 실종 9명 등 28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집중호우로 집을 떠난 주민은 모두 1만4000여 명으로, 2549명이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박영수·이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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