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마틴 루서 킹 암살기록 공개…“엡스틴 논란 회피용” 비판

김지훈 기자 2025. 7. 2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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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정부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과 관련된 연방수사국(FBI) 자료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착취범 엡스틴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지지층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킹 목사 자료 공개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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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국, 킹 목사 암살 관련 23만쪽 분량 문서 6천건 공개
‘혼외 성관계’ 자료 포함 가능성에 가족·흑인민권운동가 반발
“미성년 성착취 ‘엡스틴 파일’에서 사람들 관심 돌리려는 것”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1963년 8월28일 미국 워싱턴디시 링컨 기념관에 모여든 수만명의 청중 앞에서 ‘나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정부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과 관련된 연방수사국(FBI) 자료를 공개했다.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틴 명단 공개 요구로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 탈출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1일(현지시각) 킹 목사 암살과 관련된 약 23만쪽 분량의 문서 약 6천건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직후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이 행정명령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의 암살 관련 기록의 기밀을 해제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털시 국장은 이번에 공개된 자료엔 킹 목사 암살범 제임스 레이가 암살 음모를 논의한 전 감방 동료를 다루는 문서 등이 포함되었다고 설명했다. 공개 자료들은 그동안 문서고에서 잠자고 있던 문서들로, 이번에 처음으로 디지털화된 문서 파일(PDF)로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누리집에 올라왔다. 국가정보국은 사회보장번호 삭제 등 최소한의 편집만을 거쳤다며, 공개 2주 전에 킹 목사 가족에게 자료를 검토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털시 국장은 “미국 국민들은 킹 목사 암살에 대한 연방정부의 조사가 완전히 밝혀지기를 거의 60년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누리집에 마련된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암살 관련 자료 페이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누리집 갈무리

하지만 저명한 킹 목사 연구자들은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 기대하지 않고 있다. 킹 목사 전기로 퓰리처상을 받은 데이비드 개로는 공개 자료를 훑어본 결과 관심을 끌 만한 자료는 거의 없다며 “새로운 내용은 안 보인다”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개로는 연방수사국의 킹 목사 감시를 다룬 책을 쓰기도 했다.

킹 목사는 1968년 4월4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인종차별주의자였던 제임스 얼 레이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레이는 복역 중이던 1998년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엔 존 케네디 F. 대통령 암살 관련 기록을, 4월엔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 암살 관련 기록을 공개했다.

킹 목사 가족과 흑인 민권운동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킹 목사의 혼외 성관계 문제와 관련된 자료를 공개해서 그의 명성을 훼손하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킹 목사의 아들 마틴 루서 킹 3세(67)와 딸 버니스 킹(62)은 성명을 내 “우리는 아버지의 유산과 민권운동의 성취를 깎아내리려는 목적으로 이 문서들을 오용하는 어떤 시도도 강력히 규탄한다”며 “자료 공개와 관련된 사람들이 공감과 절제 그리고 우리 가족의 계속되는 슬픔에 대한 존중의 마음으로 그 일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성관계에 관련된 자료가 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킹 목사의 아내 코레타 킹(2005년 사망)은 1964년 남편이 다른 여성들과 성관계를 갖는 현장의 소리를 녹음한 것으로 추정되는 테이프가 담긴 익명의 편지를 받은 일이 있다. 이 편지는 에드거 후버 당시 연방수사국 초대 국장이 킹 목사의 사생활을 폭로해 비난 여론을 일으키려는 여러 시도 중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착취범 엡스틴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지지층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킹 목사 자료 공개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진다. 딸 버니스 킹 마틴루서킹센터 대표는 이날 자신의 엑스에 “이제 엡스틴 파일도 공개하자”고 썼다. 흑인 민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는 “트럼프가 마틴 루서 킹 암살 파일들을 배포한 것은 투명성이나 정의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트럼프를 삼키려 하는 엡스틴 파일과 핵심 지지층 이탈이란 화염 폭풍으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려 하는 필사적인 시도일뿐”이라고 일축했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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