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리고 반찬 바꾸고…기사식당도 두손 들었다 [르포]

박연수 2025. 7. 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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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기사식당 거리.

일번지 기사식당 사장 곽모(50) 씨는 "(가격에 맞춰) 만들 수 있는 반찬이 없다"며 "원래 반찬을 10가지 했는데 요즘은 8개 정도 한다"고 말했다.

순천 기사식당 직원 A 씨도 "농산물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나물반찬을 하기 어렵다"면서 "오늘은 영양 부추를 했는데 시금치나 상추 같은 건 엄두도 못 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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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동 기사식당 거리 가보니
재룟값에 음식 가격 덩달아 ↑
반찬 가짓수·종류까지 달라져
지난 21일 찾은 서울 용산구 효장동 일번지 기사식당 차림표에수정된 가격이 명시돼 있다. 박연수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신현주 기자] “이번 수해로 양파 생산량이 확 줄었답니다. 가뜩이나 마늘, 대파 가격 전부 부담인데…”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기사식당 거리. 때늦은 점심을 먹는 택시 기사들이 있었지만, 가게 안은 대체로 한산했다.

기사식당은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음식을 제공해 물가 상승 때마다 ‘가성비’ 식사 장소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식재료 가격이 치솟으면서다. 가격 수정 스티커가 붙은 차림표를 내건 식당이 대다수였다.

25년간 화원 기사식당을 운영한 김은석(51) 씨는 “이달부터 가격을 올려받기 시작했다”며 “쌀부터 (가격이) 오르지 않은 재료가 없다”고 했다. 이어 “양파가 기본적으로 모든 메뉴에 들어가는데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재료 가격은 오르는데 장사가 안돼 3년 전부터는 배달까지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반찬 가짓수를 줄이거나 바꾼 가게도 있었다. 일번지 기사식당 사장 곽모(50) 씨는 “(가격에 맞춰) 만들 수 있는 반찬이 없다”며 “원래 반찬을 10가지 했는데 요즘은 8개 정도 한다”고 말했다. 순천 기사식당 직원 A 씨도 “농산물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나물반찬을 하기 어렵다”면서 “오늘은 영양 부추를 했는데 시금치나 상추 같은 건 엄두도 못 낸다”고 토로했다.

오른 재료 가격에 사라진 나물 반찬 박연수 기자

식재료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해졌다. 30년간 택시를 운영한 정강열(77) 씨는 “예전에는 택시 기본요금으로 밥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림도 없다”며 “한 달 전부터 (기사식당) 가격이 1000원, 2000원씩 올라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1일 기준 시금치(100g) 소매가격은 1969원으로 전월 대비 119.27% 급등했다. 배추 1포기 소매가격도 5240원으로 지난달 대비 44.71% 올랐다. 무 1개 소매가격은 2553원으로 전월 대비 22.92% 증가했다.

식재료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폭우에 이어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비로 인한 농경지 침수 피해 규모는 2만8491ha에 달한다.

짜장면을 판매하는 기사식당 사장 윤상순(59) 씨는 “양파를 주말에 경동시장에서 사는데 물량이 부족해 지난 주말에는 필요한 만큼 사지 못했다”며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만큼 음식 가격을 올릴 수 없어 고민”고 전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농산물 가격은 물량이 조금만 줄어도 폭등한다”며 “생산 측면에서는 빠른 파종, 소비 측면에서는 대체 소비재 구매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가격을 인상한 화원기사식당 메뉴판.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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