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총기 살해한 패륜 父 가중처벌 못 한다…“법에 유교 효 문화 남은 탓”

이현미 2025. 7. 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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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법상으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형법은 자식이 부모를 살해했을 때만 '존속(윗세대) 살해죄'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법에서 살인죄는 △일반살인죄(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존속살해죄(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죄(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등으로 나뉜다.

헌법재판소는 2013년 '존속살해죄만 가중처벌하는 것은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는 헌법소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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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형법은 존속살해죄만 규정, 비속살해죄는 없어

‘인천 송도에서 자신의 생일 잔치를 열어준 아들을 총으로 쏴 살해한 아버지는 가중 처벌을 받을까?’

현행 법상으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형법은 자식이 부모를 살해했을 때만 ‘존속(윗세대) 살해죄’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비속(아랫세대) 살해죄’는 규정돼 있지 않다.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60대 남성이 범행에 사용한 탄환의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것을 패륜으로 보지 않았던 과거 윤리의식의 잔재가 법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63세 남성 A씨는 지난 20일 저녁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아들 B씨(33)를 살해했다.

아들 B씨 내외가 A씨의 생일 잔치를 열어주며 초대한 자리에서였다. 아들과 며느리, 손주, 그리고 며느리의 지인까지 함께한 잔치에서 A씨는 파이프 형태로 된 사제 총기에 쇠구슬을 넣어 아들에게 발사했다.

A씨는 곧장 도주했지만 범행을 저지른 지 3시간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가정 불화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20년 전 이혼한 전처와 더 가깝게 지내는 아들에 대한 원망과 전처에 대한 복수를 ‘아들 살해’를 통해 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의 생일 잔치를 열어준 아들을 충격적인 방식으로 살해한 데다, 며느리∙손주가 보는 앞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에서 죄질이 나쁘지만, 현행 법으로는 A씨를 가중 처벌하지 못한다.

경찰은 가해자가 아버지가 아닌 아들이었다면 존속살해죄를 적용했겠지만, 부모가 자식을 살해한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비속살해죄가 없어 A씨에 대해 일반 살인죄만 적용한 상태다.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60대 남성의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발견된 폭발물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
현행법에서 살인죄는 △일반살인죄(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존속살해죄(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죄(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등으로 나뉜다.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존속살해는 최저 형량이 일반 살인죄 보다 높다. 또한 부모가 18세 미만 자녀를 학대하며 살해한 경우에는 아동학대살해죄로 가중 처벌 한다. 그러나 부모가 성인 자녀를 죽이는 비속살해죄는 형법에 규정돼 있지 않다.

통계적으로도 존속 살해, 아동학대 살해는 따로 집계하지만 비속 살해는 따로 집계조차 하지 않는다.

한국과 달리 대부분의 국가는 존속 살해와 비속 살해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존속살해죄가 있는 국가들은 비속살해도 가중처벌 하고 있다. 효(孝)를 중시하는 전통 문화로 인해 우리나라는 존속살해만 가중 처벌하는 독특한 법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2013년 ‘존속살해죄만 가중처벌하는 것은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는 헌법소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헌재는 존속살해에 대한 가중처벌은 유교적 효 사상을 반영한 전통적 입법이며, 이를 더 무겁게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7대 2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박상진 인천연수경찰서장이 지난 21일 연수경찰서에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아들 살해 사건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헌재 결정으로부터 12년이 흐른 만큼 사회 변화에 맞춰 존속살해죄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존속살해죄, 비속살해죄를 따로 두지 말고 재판에서 구체적인 범행 내용에 따라 양형을 정하자는 것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시대가 변했고 사회가 달라졌다. (존속살해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재윤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유교적 효 개념을 근거로 존속살해만 별도로 규정한 현행 형법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독일, 미국, 중국, 러시아에도 없고 일본은 이미 위헌으로 폐지한 법”이라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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