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다니는 60대 무용인도, 연기 배우는 고교생도 만족하는 ‘연습공간’

한형진 기자 2025. 7. 2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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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정식 개관한 제주공연연습센터, 가동률 전국 최고 수준
수시-정기 대관 활발, 향후 공연장 등 시설 추가될 예정 ‘기대’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아르코공연연습센터@제주가 성황리에 가동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60대 초반인 제주도민 박정혜 씨는 약 5년 전부터 한국무용에 본격 입문했다. 직장인이라는 본업에 임하면서, 한국무용에 대한 열정으로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사이버대학에서 국악을 공부하고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도 취득하면서, 예술인이라는 제2의 삶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박정혜 씨에게 제주문화예술재단 아르코공연연습센터@제주(이하 제주공연연습센터)는 새로운 진로를 위해 더 없이 소중한 공간이다. 평일에 퇴근하고 나면 빠짐없이 제주공연연습센터에서 들러 연습에 매진한다. 특히 때마다 공간을 빌리는 수시대관이 아닌 이용을 보장받는 정기대관을 신청하면서 더욱 안정적으로 연습할 수 있다.

그는 "제주공연연습센터가 저녁 11시까지 운영하니, 회사에 일이 있거나 개인 사정이 생겨서 조금 늦어도 충분히 연습할 수 있다"며 "주말에는 센터가 문을 여는 오전 10시부터 하루 종일 연습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혜 씨는 "이전에는 개인 연습실을 비싸게 빌려가며 연습했다"며 "제주공연연습센터는 넓은 공간도 저렴하고, 혼자 연습하기 좋은 개인연습실은 무료로 개방하기에 부담이 없다. 제주공연연습센터에서 열심히 연습한 덕분에 사이버대학도 졸업하고 자격증도 땄다"고 말했다.
제주공연연습센터가 들어서 있는 가칭, 제주아트플랫폼 건물 ⓒ제주의소리
제주공연연습센터가 들어서 있는 가칭, 제주아트플랫폼 건물 ⓒ제주의소리

제주공연연습센터가 올해 2월 공식 개관하고 반년 이상 운영을 이어가면서, 제주지역 예술인과 도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식으로 문을 연 2월은 가동률이 51.91%를 기록했는데, ▲3월 58.52% ▲4월 73.26% ▲5월 81.82% ▲6월 91.49%로 시간이 지날수록 가동률이 우상향하고 있다. 가동률은 가동가능횟수에서 대관건수를 나눠서 계산한 비율이다. 가동사용횟수는 가동일, 연습공간, 1일 사용 가능한 횟수 등을 합쳐서 계산한 수치다.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사용인원도 늘어나고 있다. 2월 사용인원은 505명이었지만, ▲3월 685명 ▲4월 1031명 ▲5월 1027명 ▲6월 1439명으로 쭉쭉 상승했다.

가동률은 중연습실 2곳, 소연습실 1곳에 대해서만 집계한 수치다. 이용료를 받지 않는 개인연습실 2곳은 계산에서 제외했기에, 개인연습실까지 감안하면 가동률과 사용인원은 더 높다고 짐작할 수 있다.

2월부터 6월까지 합쳐서 제주공연연습센터 평균 가동률은 72.95%이다. 누적 사용 인원은 4687명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시범운영 기간 동안 보인 평균 가동률(57.59%)과 비교하면, 공간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셈이다. 
제주공연연습센터 로비 ⓒ제주의소리

제주공연연습센터는 전국에 포진돼 있는 21개 아르코공연연습센터 가운데 하나다. 가장 최근에 생긴 공연연습센터가 바로 제주다. 제주는 다른 지역 공연연습센터와 비교해도 우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2024년 기준 제주를 제외한 전국 공연연습센터의 1년 평균 가동률은 65.5%다. 가동률이 최고로 높은 지역은 부산 금정으로 89.3%를 기록했다. 그 뒤를 원주(86.0%), 인천(84.9%), 포항(83.5%) 순으로 잇고 있다.

제주는 아직 5개월 밖에 운영하지 않았지만, 평균 가동률(72.95%) 뿐만 아니라 90%까지 상승한 월별 가동률을 고려할 때 고무적인 실적이다. 

제주공연연습센터의 장점은 전국 어느 연습시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시설과 입지다.

영주고등학교 교사 서문원 씨는 제주교육청과 함께 예술드림 거점학교 활동을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서문원 씨가 맡은 예술드림 거점학교 활동은 영주고를 포함한 5개 학교에서, 극 예술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을 모아서 가르치는 연합 동아리 활동이다. 올해부터 동아리 연습공간으로 제주공연연습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서문원 씨는 "여러 학교에서 모이는 동아리 활동이다 보니 연습공간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가 중요한데, 제주공연연습센터는 학생들이 어느 지역에 있어도 버스로 올 수 있어 찾아오는데 불편함이 없다고 말한다. 시설은 두 말 하면 입 아플 정도로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음향 시스템이다. 소리가 모든 공간에 닿게끔 스피커가 연습실 사방에 설치돼 있어, 흡사 실제 극장 환경과 비슷하게 연습할 수 있다. 또한 층고가 높아서 더욱 쾌적하다"라며 "이전에는 영주고나 청소년문화의집에 모여서 연습했는데 전문적인 연습실이라고는 볼 수 없어 제약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제주공연연습센터 수시대관 이용 안내 ⓒ제주의소리
개인연습실은 무료로 개방한다. ⓒ제주의소리

서문원 씨는 "제주공연연습센터에서 연습을 시작하면서 공간이 주는 힘이 학생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된다는 느낌이다. 우수한 시설과 공간에서 연습하는 과정 자체로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구나, 제대로 배우는구나'라는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 무척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문원 씨는 "1학기는 기초 연기 중심으로 배우고, 2학기는 공연 제작에 집중한다. 2학기 때는 정기대관을 신청해 이용할 예정"이라며 제주공연연습센터에서 열심히 연습해 연말에 좋은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청년 퍼포먼스 아티스트 양기진 씨(쇼몬스터 대표) 역시 제주공연연습센터에서 역량을 갈고 닦고 있다. 마술과 퍼포먼스를 업으로 삼은 지 올해로 15년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거쳐간 연습 공간과 비교하면 제주공연연습센터는 최고로 꼽기 충분하다.

그는 "모든 공연 장르들이 마찬가지지만 퍼포먼스 역시 꾸준한 연습이 매우 중요하다. 회사원들이 매일 회사에 다니는 행동이 업무라고 하면, 공연 예술가들은 연습이 중요한 업무"라며 "공연연습센터에 정기대관을 신청하면서, 완벽한 시설이 갖춰진 공간에서 규칙적으로 연습 생활이 가능해졌다"이라고 말했다.

최근 저글링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양기진 씨는 "예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여러모로 취약한 부분이 많은데, 예술가들이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난다는 것은 현재 예술을 하는 공연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미래에 등장할 공연 예술가들을 위한 투자이기도 하기에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라며 "제주공연연습센터가 더 많이 알려지고, 건물 안에 있는 나머지 시설도 잘 완성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제주공연연습센터가 자리한 가칭, 제주아트플랫폼에는 연습 발표 공간을 겸한 공연장, 대연습장, 소통 공간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설 전망이다. 또한 제주공연연습센터는 예술인과 일반 도민들을 위한 자체 기획 프로그램도 곧 시작할 예정이라, 센터를 찾는 발걸음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 퍼포먼스 예술가 양기진 씨가 제주공연연습센터에서 저글링을 연습하고 있다.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