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통신사에 ‘피싱 피해’ 책임묻는 영국·싱가포르…일본선 노인 ATM 출금 제한

이수민 기자(lee.sumin2@mk.co.kr), 김송현 기자(kim.songhyun@mk.co.kr), 지혜진 기자(ji.hyejin@mk.co.kr), 양세호 기자(yang.seiho@mk.co.kr),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5. 7. 2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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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각국 보이스피싱 대책은

해외 주요 국가들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민간 기업에 명확한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민간도 적극 동참하라는 취지다. 이를 통해 갈수록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효과적으로 대응해나가고 있다. ‘범죄자 처벌’에 급급한 우리나라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민간 기업에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보상 책임을 부여해 피해 사례를 줄인 대표 케이스로 영국을 꼽고 있다.

영국은 2023년 은행과 전자결제서비스 제공자(PSP)에게 법적으로 보상 책임을 지우는 제도를 시행하며 근본적인 개선에 나섰다.

해당 제도는 비대면 금융 사기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예방하지 못한 은행과 PSP가 사기 피해자에게 최대 8만5000파운드(약 1억5900만원)를 5영업일 내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동시에 책임만 부여하지 않고 송금 시 수취인명을 자동 확인하게 해주는 시스템(CoP·Confirmation of Payee)도 도입했다. 사기 예방에 대한 금융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다. 또한 사기 정황이 포착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도록 하는 ‘뱅킹 프로토콜’ 제도까지 도입했다.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사기 예방과 피해자 보호에 나서도록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대만은 보이스피싱이 처음 등장한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피해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도 그만큼 발빠르게 이뤄졌다. 대만은 범죄 예방을 위한 ‘민간 공조 의무’를 광범히하게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대만 정부는 금융기관에는 이상 거래 탐지 및 자금 흐름 차단 의무를, 통신사에는 사기 전화번호의 빠른 정지 조치를, 플랫폼 기업에는 허위광고 자율 삭제 의무를 부과했다. 민간이 합심해 보이스피싱을 일망타진하도록 하겠다는 포석이다.

싱가포르 IMDA가 지난해 1월 도입한 전자금융사기 예방 도구 ‘Likely-SCAM’ 예시 사진 [싱가포르 IMDA 홈페이지]
싱가포르는 통신사의 수사 협력 의무를 법적으로 강제했다. 통신사가 수사 협력에 소극적인 한국과 다르다.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은 지난 2023년 ‘SMS 발신자 등록제’를 도입해 정부의 SMS 발신자 ID 등록 시스템(SSIR)에 등록되지 않은 발신자 ID가 보낸 문자에는 ‘Likely-SCAM(스캠 의심)’이라는 사기 예방 문구를 자동으로 표시한다. 싱가포르 경찰청에 따르면 싱가포르 내 피싱과 스미싱 피해는 해당 제도 도입 3개월 만에 70% 가까이 줄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실시간으로 차단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경찰이 위급한 상황에는 직접 계좌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했다. 싱가포르 경찰청 산하의 반사기센터(Anti-Scam Center)는 피해자의 계좌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이체가 발생하면 즉시 계좌 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금융사뿐만 아니라 통신사에도 보이스피싱 피해 보상 책임을 묻는다. 싱가포르 금융당국(MAS)과 통신당국(IMDA)는 지난해 2월부터 통신사를 금융사에 이은 ‘2차 보상 책임기관’으로 지정했다. 이에 보이스피싱 발생에 책임이 있는 통신사는 최대 45영업일 내 피해액을 일부 보상해야 한다.

호주는 아예 민관 공동 책임 구조를 법으로 못 박았다. 호주는 지난 2월 은행은 물론 통신사, 플랫폼 등에게도 사기 예방과 탐지,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사기 방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최대 5000만 호주달러(약 454억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지난 2023년 호주 내에서 보이스피싱 등 사기 피해액이 27억 호주달러(약 2조4419억원)에 달하는 등 사기 피해가 속출한 데 따른 조치였다.

고령자가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ATM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례 내용을 알리는 홍보물 [일본 오사카부 홈페이지]
일본은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고령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일본 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721억5000만엔(약 675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피해자 중 45%는 75세 이상 고령자였다. 이에 일본 경찰청은 75세 이상 이용자의 1일 자동화기기(ATM) 출금·이체 한도를 30만엔(약 281만원)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개인사업자 등 기존에 송금 실적이 많은 이에 대해선 예외로 두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최신 기술을 활용해 사기로 의심되는 행위를 사전에 감지하는 방안도 시행할 예정이다. 일본 오사카부는 오는 8월부터 65세 이상이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ATM을 사용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한다. ATM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통화 여부를 감지하는 기술도 함께 도입된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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