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할퀸 물폭탄] 죽고, 잠기고, 떠내려가고…“복구 엄두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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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닷새간 이어진 폭우는 대규모 가축 폐사로 이어졌다.
가루쌀은 침수 피해에 취약했고, 시설하우스에 설치된 각종 자동화 설비는 물을 만나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정씨는 "폐기물 처리업체에 문의한 결과 처리 비용만 1억원이 넘게 든다고 하는데 지방자치단체에선 3000만원까지밖에 지원을 못해준다고 한다"며 "시설 개보수와 재입식 등을 포함하면 3억∼4억원의 피해가 예상돼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난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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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쌀 흙탕물 잠겨 생육 피해
건조 마늘 물벼락…보상 난망
고액 설비·농기계 고철로 전락

16일부터 닷새간 이어진 폭우는 대규모 가축 폐사로 이어졌다. 가루쌀은 침수 피해에 취약했고, 시설하우스에 설치된 각종 자동화 설비는 물을 만나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내가 이 죄를 어떤 벌로 받을지 모르겠어요….”
21일 전남 담양군 봉산면의 한 양계장에서 농장주 정종문씨(66)는 침수 피해로 죽은 닭을 보며 자책의 말을 쏟아냈다. 17일 폭우로 삼계탕용 육계 11만5000여마리를 키우는 양계장 7동에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 닭 대부분이 폐사했다. 며칠이 지나 물은 빠졌지만 치우지 못한 사체에선 악취가 진동했다.
그는 “닭을 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데 당장 일정을 잡지 못해 손을 못 대고 있다”며 “살아남은 닭도 함께 처리해야 하는데 사체와 닭을 보고 있으니 맨 정신으로 견디기 어렵다”고 괴로워했다.
경기 포천에서는 20일 새벽 쏟아진 폭우에 양돈장 피해가 발생했다. 창수면에 있는 덕암농장 인근 도로 개설 공사장의 흙더미와 나무가 덮쳐 돈사 지붕이 파손되면서 모돈 240여마리가 폐사했다.
피해농가들은 복구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씨는 “폐기물 처리업체에 문의한 결과 처리 비용만 1억원이 넘게 든다고 하는데 지방자치단체에선 3000만원까지밖에 지원을 못해준다고 한다”며 “시설 개보수와 재입식 등을 포함하면 3억∼4억원의 피해가 예상돼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난감해했다.
가루쌀 생육상황도 우려스럽다. 6월말∼7월초에 모내기한 터라 키가 거의 자라지 않은 상태여서 침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전남 영암군 서호면 전종석씨(61)는 “분얼(分蘖·새끼치기)이 시작하는 시기에 흙탕물에 잠겨 장시간 광합성을 하지 못해 작물이 지쳐 있는 상태”라며 “점차 회복은 되겠지만 전반적으로 수확량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 합천에서는 비닐하우스에서 건조 중이던 마늘이 침수됐다. 수확 후 건조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농작물재해보험으로도 보상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동원씨(54)는 “지난달초 수확한 마늘 1.4t을 40여일 건조해 출하를 하루이틀 앞둔 시점인데 ‘물벼락’을 맞았다”면서 “피해 금액만 1억5000만원 정도로 추산돼 올 한해는 어떻게 먹고 살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각종 설비와 농기계도 무사하지 못했다.
경남 진주시 수곡면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최윤경씨(66)는 “1500만원을 들여 스마트 양액기를 장만했는데 이번 폭우로 모두 고철덩어리가 됐고, 한대당 150만원이 넘는 열풍기 8대와 비료·상토 등이 모두 쓸모없어졌다”면서 “새로 구입해야 할 판인데, 돈도 돈이지만 피해농가들 주문이 몰려 제때 도착이나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가평에서 포도·참깨·들깨 등을 생산하는 최명열씨(71)도 “밭에 있던 동력분무기와 경운기·관리기·관정시설이 몽땅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 당장 농사를 어떻게 지을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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