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소개만 하고 계약은 다른 공인중개사가…법원 “자격정지 정당”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5. 7. 2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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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3일.

아파트 전세계약을 위한 매물을 찾던 A씨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부동산 소속 공인중개사 B씨에게 중개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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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중개·가계약서 전달 등 실무 진행
본계약 때는 다른 공인중개사만 서명
서울시, 조사 후 자격 정지 3개월 처분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1심 원고 패소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김호영기자]
2023년 5월 23일. 아파트 전세계약을 위한 매물을 찾던 A씨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부동산 소속 공인중개사 B씨에게 중개를 의뢰했다. 같은 날 관악구의 한 아파트 매물을 소개받은 A씨는 B씨의 안내로 자신이 살게 될 집을 둘러보고 B씨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달받은 가계약서에 따라 300만원의 가계약금을 입금했다. 여기에는 보증금·가계약금·본계약 체결일 등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이후 B씨에게서 본계약에 특약으로 포함될 약정 사항들을 전달받은 A씨는 소파를 포함해 전세계약 체결이 가능한지 등을 문의했고 B씨는 임대인에게 확인해 보겠다고 하는 등 직접 업무를 처리했다. 이후 다음 날인 24일 본계약 체결을 위해 부동산을 찾은 A씨는 이상한 상황을 목격했다. 자신과 직접 소통한 B씨도 입회했지만 지켜보기만 했을 뿐 서류에 서명은 다른 개업 공인중개사만 한 것이다.

전세사기 등을 우려한 A씨는 결국 같은 해 6월 해당 전세계약을 파기하고 서울시 관악구청장에게 ‘계약서에 이 사건 전세계약을 공동 중개한 사무소의 명칭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민원을 넣었다. 사건을 조사한 관악구는 지난해 2월 B씨를 공인중개사법 제26조 2항을 위반한 행정처분 대상자로 분류했다. 해당 법 조항은 “중개행위를 한 소속 공인중개사가 있는 경우 함께 서명 및 날인을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서울시는 B씨에게 자격정지 3개월 조치를 내렸다. 이에 불복한 B씨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면서 서울시를 상대로 공인중개사 자격정지 처분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B씨는 “가계약서만 문자로 보냈고 중개 보수도 받지 않아 계약서에 서명할 의무가 없었다”며 “본인은 소속 공인중개사에 불과해 개업 공인중개사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공인중개사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B씨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B씨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속 공인중개사로서 전세 거래를 공동으로 중개했고 B씨의 중개를 통해 거래가 성사됐다고 보기에 충분한 행위가 지속적으로 이뤄졌음에도 서류에 서명·날인을 하지 않은 것은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라며 “공인중개사법이 중개행위를 한 공인중개사가 서명하도록 규정한 것은 부동산 거래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면 책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B씨가 수행한 역할을 봤을 때 이 사건 처분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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