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폭대피소가 있어야 하는 이유 [김윤숙의 흐르는 산 설악산 범봉]

김윤숙 화가 2025. 7. 2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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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종주 첫날, 양폭대피소에서 하루 묵기로 했기에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다음날 공룡능선을 넘고 오세암, 백담사로 하산하는 일정이다.

조금만 내려가면 금방 하산이기 때문이었는데 이 야단을 보니 이곳에도 꼭 대피소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이른 새벽 일어나 산행 준비를 하고 대피소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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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범봉. 72.7×72.7cm, 혼합재료.

설악산 종주 첫날, 양폭대피소에서 하루 묵기로 했기에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다음날 공룡능선을 넘고 오세암, 백담사로 하산하는 일정이다. 설악산 소공원에서 점심을 먹고 천천히 계곡으로 향했다.

설악산 천불동 계곡길은 높이 솟은 바위들로 첩첩이 이어져 있다. 멋진 바위산들의 향연이다. 오르는 길은 마치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것과 같이 설레게 한다. 초여름의 싱그러운 신록을 바라보며 얼마간 오르니 벌써 양폭대피소다. 짐을 풀고 잠시 계곡 주변을 산책하다 이른 저녁을 먹고 오후 8시부터 잠자리에 들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잠이 오지 않지만 다음날 새벽 4시 출발을 위해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밤 10시쯤 되었을까. 밖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말소리에 잠이 깼다. 어떤 분이 산에서 무슨 어려움을 겪었는지 그 시간에 겨우 이 대피소에 다다른 것이다. 예전에는 왜 이 낮은 곳에 대피소가 있을까 의문이었다. 조금만 내려가면 금방 하산이기 때문이었는데 이 야단을 보니 이곳에도 꼭 대피소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됐는지 전화기를 빌려 가족에게 안심하라며 연락하던 그분이 하룻밤 쉬고 하산을 잘 하셨기를 바란다.

다음날 이른 새벽 일어나 산행 준비를 하고 대피소를 나왔다. 아직 컴컴한 산길을 2km 정도 계속 올라 무너미고개에 다다랐다. 새벽에 계곡물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날벌레가 엄청 많아서 입을 꼭 다물고 올라야 했다. 무너미고개에서 오른쪽 공룡능선 방향 신선대로 향했다. 신선대에서 보는 공룡능선은 역시 언제 봐도 멋지다.

시원한 아침 바람과 햇살에 공룡은 더없이 싱그러웠다. 하늘을 오르는 공룡들을 보니 반갑기만 했다. 한참동안 공룡들을 보며 사진도 찍고 하다 바위 옆쪽에 자리를 잡았다. 앉은 자리에서 아침 햇살에 차분하게 모습을 드러낸 우뚝 솟은 범봉이 보였다. 간단한 아침을 먹으며 바라보는 범봉은 이국적인 느낌마저 드는 새로운 매력의 설악 아침 풍경이었다.

화가 김윤숙

개인전 및 초대전 17회(2008~2024)

아트 페어전 18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30회 국전)

구상전 특선(37회)

그림 에세이 <흐르는 산 - 히말라야에서 백두대간 사계절까지> 출간

인스타그램 blue031900

네이버 블로그 '흐르는 산 김윤숙 갤러리'

'흐르는 산'을 그리는 김윤숙 작가는 산의 포근함과 신비로움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그의 손에서 산은 단순화되거나 다양한 색채와 압축된 이미지로 변형, 재해석된다.

특히 직접 산을 보고 느끼지 않으면 절대로 그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오래 산정에 머물며 눈에 한 순간씩 각인된 산의 움직임들을 압축해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거대하고 위대한 자연. 언제든 가기만 하면 품어 주고 위로해 주며 멀리서도 항상 손짓하는 산.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그의 예술의 화두다.

월간산 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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