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상 칼럼] 왜 애플은 선두 경쟁에서 밀려났을까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 2025. 7.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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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작년까지 마이크로스프트(MS)와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다투던 애플은 금년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엔비디아, MS에 이어 3위로 추락했다. 7월 21일 현재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4조 2000억 달러, MS 3조 8000억 달러, 애플 3조 150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애플은 금년에 18.4% 하락한 반면, 엔비디아는 25.3%, MS는 18.4% 상승하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는 이례적으로 매년 내놓았던 소비자들을 위한 애플의 '깜짝 발표'가 없었다. 자체 설계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도, 신형 아이폰이나 개발 중인 스마트 안경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이로 인해 애플의 혁신은 막을 내렸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다른 빅테크기업에 비해 인공지능 경쟁력이 처진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그러나 정작 애플이 위기에 처한 진짜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느낌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위기의 본질은 뒤처진 AI 기술이나 혁신이 사라진 조직문화가 아니라 트럼프 정부에서의 관세정책과 애플에 강요하는 'Made in USA' 아이폰이다.

최근에 출간된 '중국의 애플(원제: Apple in China)'은 '중국이 애플을 키웠을까, 애플이 중국을 키웠을까'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저자이자 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애플 담당 기자였던 패트릭 맥기는 중국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애플은 절대 존재할 수 없었다고 단언한다. 과거 파산 직전에 몰렸던 애플이 기사회생한 것은, 대만의 팍스콘(Foxcon)과 손잡고 중국에서 아이팟과 아이폰을 생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OEM 생산기지였던 중국이, 애플의 세계 최대 시장이 되면서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어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메그 리스마이어 하버드대 MBA 교수는 "당시 애플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애플의 대규모 공장은 중국 내 전자산업 생태계를 키웠고, 대규모 설비 투자와 함께 제조 기술을 전수하는 계기가 됐다. 동시에 최대의 경쟁자로 떠오른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을 탄생시킨 데도 커다란 역할을 했다. 현재는 중국의 도움 없이 최고 성능의 스마트폰을 최저가로 생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갈등이 극에 달하며 관세전쟁이 벌어지고, 트럼프가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라고 압박하면서 회사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 것이다. 애플은 중국 생산량을 줄이거나, 인도로 일부 공장을 이전하거나, 아예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든 애플은 현재보다 좋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 중국 내 생산을 줄이게 되면 애플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밖에 없고, 결국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급격히 감소하게 될 것이다. 또한 중국 생산을 줄이고 공장을 인도나 베트남으로 이전하면 상당 기간 제품 경쟁력은 약화된다. 그러나 이전하지 않으면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높은 관세로 애플의 가격은 급등하고 미국 내 판매가 급감하게 된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생산을 하게 되면, 인건비, 공장 건설 비용, 생산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중국에서 생산하고 관세를 냈을 때보다 가격은 훨씬 더 오를 수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더군다나 2025년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불과 0.2%를 기록하며 갈수록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특별히 추가될 새로운 기능이 거의 없어지면서 평균 교체 주기가 1~2년에서 3-4년으로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애플의 아이폰 디자인 설계 책임자였던 조니 아이브가 오픈AI에 합류해 '아이폰 이후'를 겨냥한 AI 기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애플 내부는 '10년 뒤에는 아이폰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고 알려졌다.

스마트폰이 위기에 처한 가운데, 블룸버그는 인공지능 기술을 빠르게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애플은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계속 뒤처지고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존 사업을 AI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야 하지만, 현시점에서 애플 혼자 힘으로 AI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형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AI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애플이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기 위해서라도 AI 기업을 인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퍼플렉시티 AI에 대한 M&A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천문학적 돈을 쌓아만 놓고 있어서 주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는 평가다. 심지어 팀 쿡 CEO의 교체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애플은 금년 상반기 기준 180조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오랜 기간 '온디바이스 AI' 전략을 고수해왔다. 아이폰·맥 등 자사 기기 내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점으로 내세웠으나, 생성형 AI 시대에는 역부족으로 평가받는다. 구글이나 MS는 클라우드 인프라로 실시간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애플은 디바이스 성능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모델의 크기와 속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올해 애플은 관세 압박, 법적·정치적 도전, AI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엄청난 위기에 놓여 있다. 주가는 폭락했고, 투자자들은 팀 쿡의 리더십과 애플의 미래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쿡은 과거에도 장기 전략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수많은 도전을 이겨냈지만, 금년의 복합 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여러 요인이 얽혀 있고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애플이 '최악의 해'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AI 경쟁력 저하는 신제품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세대 혁신 제품이 탄생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것이 작년 초 개발을 포기한 '애플 카'다. 또한 스마트워치 자체 디스플레이나 카메라가 달린 애플워치, 맥에 연결하는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등의 프로젝트가 줄줄이 무산됐다. 그러나 구글은 물론, 오픈AI가 AI 비서와 전용 기기를 개발하며 애플을 앞서 나가는 모양새다. 이런 맥락에서 '비전 프로'의 실패는 뼈아프다. 기대감이 컸으나 시장에서 1년도 안 돼 처참하게 실패했으며 이제는 존재감도 거의 없다.

이런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애플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구글의 검색 수수료가 미국 정부의 소송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거기에 앱 스토어 사업도 각국 정부로부터 불공정 행위로 규정, 모든 결제를 앱 스토어에서만 하게 되는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앱스토어가 아닌 웹이나 다른 앱에서도 결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간 수백억 달러의 수익이 날아가게 된 것이다.

9월 아이폰 17 시리즈 출시와 iOS 26의 AI 기능을 통해 반격을 시도할 예정이지만, 'AI 후발 주자'라는 딱지를 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한 시대를 대표하는 테크기업이 AI라는 혁신 기술과 빠르게 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점점 빛을 잃어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 현재의 위기가 극적으로 해결되면 언제라도 세계 최고 기업으로 다시 올라설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혁신 아이콘, 애플의 반전 스토리가 궁금해진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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