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종 아동의 날’ ‘우유 팩 전단’ 계기 된 아동 실종 사건 반전의 반전

46년 전 미국 전역에 아동 실종 공포를 불러일으킨 ‘이튼 패츠 실종 사건’의 유죄판결이 뒤집혔다. 영구 미제 사건이 될 뻔하다 33년 만에 범인이 잡혔는데, 이 범인이 진범이 아닐 수 있다는 판결이 그로부터 13년 만에 나온 것이다.
21일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이튼 패츠(실종 당시 6세)를 유괴해 살해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페드로 에르난데스(64)가 새 재판을 받든지 아니면 석방되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패츠는 1979년 5월 25일, 가족과 살던 뉴욕 맨해튼 소호 지역을 지나 스쿨버스를 타려고 혼자 두 블록도 안 되는 거리를 걸어가던 중 실종됐다. 그날은 패츠가 스쿨버스 정류장까지 혼자 걸어가도록 처음으로 허락 받은 날이다.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자 부모가 신고했고, 경찰은 500여 명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전문 사진 작가였던 아버지가 찍은 금발의 또랑또랑한 패츠 사진은 전단 수십만 장을 타고 전국에 뿌려졌다. 우유갑에 실종 아이를 찾는 문구와 사진이 미 역사상 처음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패츠는 돌아오지 않았다.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패츠가 실종된 5월 25일을 ‘실종 아동의 날’로 정했다. 수사 당국은 아이 시신조차 찾지 못한 채 2001년 사망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33년 만인 지난 2012년 5월 반전이 일어난다. 패츠 실종 당시 18세였던 인근 식료품점 직원 에르난데스가 범인이라는 제보가 나온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수사기관에 “아이에게 탄산음료를 준다고 유인해 납치한 뒤 목 졸라 죽였다”고 자백했다. 지능지수 70 안팎으로 조현병을 앓던 그는 “무엇인가 나를 이끌었다”며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7년엔 유죄(2급 살인)가 인정돼 2020년 판결이 확정됐다.
하지만 그의 변호인들은 2022년 그의 자백에 신빙성이 없다며 석방을 청구했다. 불법적·위헌적 구금을 중단시킬 수 있는 ‘하비어스 코퍼스’(인신 보호) 제도를 통한 것이다.
당시 경찰은 처음 7시간 심문에서 자백을 받았는데, 미란다 원칙을 뒤늦게 고지한 이후 자백을 녹화했다. 이를 두고 2017년 배심원들은 판사에게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기 전 자백이 자의에 따른 게 아닌 것으로 보이면, 이후 녹음한 자백의 신빙성에도 영향을 주느냐”고 물었고, 판사는 구체적 설명 없이 “아니다”라고만 대답했다. 이날 연방 항소법원은 “당시 판사의 잘못된 대답이 배심원들의 평의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사건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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