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픈’도 품은 셰플러… “전성기 우즈처럼 男골프 지배”
올 시즌 두번째 PGA 메이저 우승
매킬로이 “최근 몇년간 셰플러 시대”
2년간 11승 올리며 우즈와 비교되자, 셰플러 “우즈는 범접 불가” 겸손

영국 BBC는 21일 스코티 셰플러(29·미국)의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디오픈 챔피언십 우승 소식을 보도하면서 이렇게 전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셰플러가 골프 레전드가 되어가고 있다”고 썼다.
원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0·미국)의 후계자로 주목받던 선수는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공동 7위(10언더파 274타)로 마친 매킬로이는 경기 후 “셰플러는 이번 주 내내 경기를 지배했다. 솔직히 말하면 최근 몇 년간 그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2, 3년 동안 셰플러의 경기력에 견줄 골퍼는 역대 모두를 따져도 2, 3명뿐이다”라고 극찬했다. 역시 공동 7위를 한 잰더 쇼플리(32·미국)도 “우즈만큼 압도적인 선수가 이렇게 빨리 나올 줄 몰랐다. 리더보드에 셰플러 이름이 있으면 (경쟁자 입장에선) 정말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이날 영국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오픈에서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우승했다. 4타 차 선두로 최종 4라운드를 출발한 셰플러는 초반 5개 홀에서 버디 3개를 낚으며 공동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벌렸다. 8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9번홀(파4)에서 곧바로 버디를 낚았고, 12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위 해리스 잉글리시(미국)를 4타 차로 제친 압도적 우승이었다.

최근 셰플러의 모습은 전성기의 우즈를 떠올리게 한다. 셰플러는 2022년 마스터스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신고한 이후 1197일 만에 통산 네 번째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메이저 통산 15승을 기록 중인 우즈도 1997년 마스터스 우승 이후 1197일 만인 2000년 디오픈에서 통산 네 번째 메이저 우승을 거뒀다. 세계랭킹 1위가 디오픈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00, 2005, 2006년 우즈 이후 셰플러가 처음이다.
셰플러는 PGA투어 다승 1위에 오른 지난해 7승과 올해 4승 등 2년 동안 11승(메이저대회 3승)을 기록하며 무서운 속도로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고 있다. 우즈는 1999년 8승, 2000년 개인 최다승인 9승 등 2년간 17승을 올렸다.
예전 셰플러는 ‘클러치 퍼트’에 능했던 우즈와 달리 퍼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세계적 퍼팅 코치 필 캐니언과 함께 쇼트게임을 보완한 뒤 단점을 찾기 힘든 선수가 됐다. 셰플러의 2022∼2023시즌 퍼트 이득타수 순위는 162위였는데, 올 시즌엔 21위다.
정작 셰플러는 고개를 내저었다. 셰플러는 자신을 전성기 우즈에 비교하는 주위의 얘기에 대해 “얼토당토않은 얘기다. 우즈는 메이저 우승만 15번 했고 나는 이번이 4번째다. 우즈는 범접 불가한 존재”라며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셰플러는 이날 챔피언 퍼트를 성공한 뒤에도 표정에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18번홀 그린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아내와 14개월 된 아들 베넷을 본 뒤 모자를 벗어 던지고 포효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승을 하면 2분 정도는 즐겁다. 대단한 골퍼보다 좋은 아빠가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던 셰플러의 말이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셰플러는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인 디오픈 우승의 기쁨을 즐길 시간은 2분이 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셰플러는 “디오픈을 우승한다는 건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라면서도 “다만 골프가 내 갈망을 모두 충족시켜 주진 않는다. 내게 골프보다 중요한 건 가족”이라고 답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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