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원집행관의 ‘강제 개문’, 인권위가 ‘침해’라 했는데

‘내가 없는 내 집에 누군가 문을 따고 들어갔다.’ 주거침입, 절도 등 여러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침입이 정당화되는 경우가 있다. 법원집행관에 의해 이뤄진 무단 침입이다. 법원 결정 내용의 강제 집행을 위한 행위다. 그렇더라도 불쾌한 일이다. 항의와 충돌이 심심찮게 생긴다. 성남의 한 재건축 과정에서 최근 이런 일이 생겼다. 이주를 확인한 법원 결정 내용 고시문을 붙이는 일이었다. 집행관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퇴근하고 오니 누군가 들어온 흔적과 못 보던 서류가 놓여 있었다.”, “서류에는 법원 가처분 집행 조서와 고시문이 붙어 있었다.” 본보에 밝힌 해당 거주자들의 불만이다. 주민이 이주해야 하는 기간은 5월27일부터 9월이다. 현재 이주율은 45% 정도다. 아직 2개월여의 합법적인 거주 기간이 남았다. 그런데 집행관이 명도소송 결과를 알리는 고시문을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와 붙였다. “사전 연락도 없었다”고 거주자들이 주장했다.
반면 법원집행관 측은 ‘적법한 집행’이라고 밝혔다. 민사집행법 제5조가 법적 근거다. ‘집행관은 필요한 경우 주택이나 창고 등을 수색하거나 잠긴 문을 여는 등 조치를 할 수 있다.’ 증인 동행하에 조치했다고 했고, 부동산 가처분 집행을 2주 전에 고시해야 했고, 관련된 안내 현수막을 아파트 단지에 내걸었다고 했다.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집행관 측 주장이다. 하지만 거주자들은 다른 주장을 편다. 인권위가 내린 관련 판단이다.
2020년 8월 한 가지 권고를 한다. 민사집행법 제5조 ‘강제 개문’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집행 대상인 물건을 채무자가 숨겨 놓았을 때나 강제 개문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단순한 집행 예고장을 붙이는 것까지 강제 개문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권리를 덜 침해할 방법까지 설명하고 있다. ‘전화로 자진 인도를 독촉하거나 최고장을 송달하는 등의 방법’이다. 그러면서 강제 개문 출입을 ‘주거 자유의 과도한 침해’라고 선언했다.
당시 관할 법원장에게 ‘인권교육을 실시하라’는 권고까지 했다. 물론 개별 사안을 분리해 살필 필요는 있다. 이번 경우 주민은 ‘사전 연락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집행관은 ‘현수막을 아파트에 걸었다’고 설명한다. ‘현수막 게첩’을 ‘충분한 사전 고지’로 볼 수 있을까.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인권위 뜻은 명백하다. 채무자 인권도 고려하라는 취지다. ‘공포의 빨간 딱지’로 여기던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는 취지다. 이 변화가 아쉽다.
누구든지 채무자가 될 수 있다. 법원집행관이 집으로 닥칠 수 있다. 이번 논란에 결론이 필요한 이유다. 정당한 출입이었을까. 아니면 주거 자유 침해였을까. 관할 성남지원이 답해줘야 할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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