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오피스텔로… ‘도심 속 황금알’ 주유소 부지
주택 공급 부족에 주거 시설 개발
서울 도봉구 도봉산역 인근의 부지 1641㎡(약 496평)짜리 한 주유소는 조만간 오피스텔 빌딩으로 변신한다. 지난 5월 134억5000만원에 한 건설 시행사에 매각됐다. 지하철까지 걸어서 5분 거리이고, 전면에 왕복 8차선 도로가 있는 역세권이란 입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강남구 개포동 삼성서울병원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주유소는 실버타운으로 바뀔 예정이다. 한 민간 기업이 989㎡(약 299평) 부지를 163억원에 사들였다. 병원을 쉽게 오갈 수 있는 장점 덕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최근 도심 속 주유소가 속속 주거 시설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주유소가 교통 요지에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 때문에 상업 시설로 개발되는 사례가 적잖았다. 하지만 앞으로 수도권 주택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모자란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주유소를 주거 시설 부지로 눈여겨보는 기업 등이 늘고 있다.
특히 넓은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도심에서 주유소는 땅덩이가 주거 건물을 지을 수 있는 1000~1700㎡ 수준으로 널찍하다는 장점이 특히 부각되는 중이다. 21일 부동산 컨설팅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 회사가 외부에 매각한 주유소 28곳 중 주거 시설로 개발하기로 한 주유소만 13곳이다.

도심 땅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서울의 평균 공시지가는 2020년 592만원에서 올해 697만원으로 5년 만에 약 18% 올랐다. 주유소는 꾸준하게 현금이 창출되는 장점이 있지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 등 친환경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게 단점이다. 그래서 주유소를 매각해 투자처를 바꾸고 싶어 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로 주유소 147곳을 운영하고 있는 코람코라이프인프라 리츠에 따르면, 2020년 8392억원이었던 주유소 자산 가치는 지가 상승으로 올해 1조1223억원으로 33.7% 높아졌다. 주유소 111곳을 운영하는 SK리츠도 자산 가치가 4년도 안 돼 24% 이상 뛰었다. 정예원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과장은 “주유소 수익률이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이 매각 타이밍’이라 생각한 소유주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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