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 했더니 번아웃 줄고 동료애 늘었다... 우리나라도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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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시간을 일주일에 4일 또는 4.5일로 줄이자는 논의가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 4일 근무제가 직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급여는 유지했더니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업무 역량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근로시간 단축이 직원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뚜렷한 만큼, 장시간 근무를 바람직하게 생각하던 과거의 규범에서 벗어나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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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5시간 덜 일하고 자신감 향상
일부 선진국 기업들 조사 한계에도
노동 이슈 과학적 분석 시도에 의미

근무 시간을 일주일에 4일 또는 4.5일로 줄이자는 논의가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 4일 근무제가 직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급여는 유지했더니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업무 역량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특히 업무시간이 짧아지면 직장 내 인간관계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거란 일각의 우려와 달리, 오히려 동료애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만남보다 거리두기가 사내 분위기 좌우
미국 보스턴대 연구진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6개월간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의 141개 민간기업 직원 2,896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적용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2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에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공무원 같은 특수 직군이 아닌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국제 비영리단체인 ‘포 데이 위크 글로벌(4 Day Week Global)’의 도움을 받아 실험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했다. 기업들은 실험 시작 전 최대 8주 동안 준비 기간을 갖고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는 등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실험 전 약 39시간이었던 참가자들의 주간 근로시간은 실험 기간에 약 34시간으로, 평균 5시간 단축됐다. 그 결과 삶의 질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실험 전 번아웃 정도는 5점 척도 기준 평균 2.83점이었으나, 실험 후 2.38로 줄었다. 정신건강은 2.93점에서 3.32점으로, 신체건강도 3.01점에서 3.29점으로 향상됐다. 늘어난 여가 시간을 운동과 휴식에 쓴 결과다. 직무 만족도 역시 10점 척도 기준 7.07점에서 7.59점으로 증가했다.
직원들의 업무 자신감도 높아졌다. 실험 전 참가자들이 스스로 생각한 업무 역량 수준은 7.04였으나, 종료 후 7.83으로 개선됐다. 연구진은 “한정된 시간에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업무를 최적화하는 과정이 효능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 근로시간을 8시간 이상 단축한 회사에서는 동료 간 유대감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직장 동료끼리 자주 만나는 것보다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게 사내 분위기에 더 중요했던 셈이다. 단, 회사 전체가 아니라 일부 직원만 8시간 이상 단축한 경우는 이 효과가 줄어들었고, 근로시간 단축이 8시간 이하인 회사에서도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
"장시간 근무 규범에 변화 시도할 필요"
다만, 이 연구는 한계가 뚜렷하다. 일부 부유한 영어권 국가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기업들을 대상으로만 실험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직원 개개인의 삶의 변화에 초점을 뒀기에 기업 경영이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간과된 점 역시 한계다. 경영 측면은 기업의 지속성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직원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진도 “다양한 국가와 직군을 비교하는 실험이 더 필요하다”며 한계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노동계 핫이슈를 둘러싼 논의에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하려는 시도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 4.5일제 시행을 두고 논란이 진행 중인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정부는 임금 삭감 없는 단계적인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경영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며 생산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연구진은 “근로시간 단축이 직원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뚜렷한 만큼, 장시간 근무를 바람직하게 생각하던 과거의 규범에서 벗어나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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