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푸틴` 러 지휘자 게르기예프, 결국 이탈리아 공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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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친푸틴' 예술가로 꼽히는 러시아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72)의 이탈리아 공연이 논란 끝에 결국 취소됐다.
21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 및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게르기예프는 오는 27일 이탈리아 캄파니아주 카세르타 왕궁에서 열리는 여름음악축제에 초청받아 그가 이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 소속 솔리스트들과 함께 공연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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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대표적인 ‘친푸틴’ 예술가로 꼽히는 러시아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72)의 이탈리아 공연이 논란 끝에 결국 취소됐다.
21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 및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게르기예프는 오는 27일 이탈리아 캄파니아주 카세르타 왕궁에서 열리는 여름음악축제에 초청받아 그가 이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 소속 솔리스트들과 함께 공연할 예정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온 그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대해 ‘반전 메시지’를 내달라는 각계의 요구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비판 여론이 빗발치자 그는 독일 뮌헨 필하모닉 수석 지휘자 등 주요 직책에서 잇따라 하차해야 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전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였던 그는 이후 주로 러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그랬던 그가 이탈리아 공연을 통해 3년 반 만에 서방 무대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큰 논란이 일었다.
최근엔 여러 노벨상 수상자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이탈리아 정부, 빈첸초 데 루카 캄파니아 주지사 앞으로 공연 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공연 반대 온라인 청원에선 1만6000명의 서명이 모였고, 이탈리아 내 우크라이나 단체는 공연 당일 반대 시위도 예고한 바 있다.
주이탈리아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성명에서 “게르기예프의 공연을 취소하면 러시아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라며 “이번 공연 취소로 이탈리아의 권위가 떨어지고 이탈리아의 개방성과 환대 정신은 의구심을 살 것”이라고 비판했다.
알레산드로 줄리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카세르타 왕궁 측이 내린 자유롭고 독립적인 결정을 전폭적이고 확고하게 지지한다”며 “이번 공연 취소는 상식과 도덕에 따른 결정으로 자유세계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게르기예프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마린스키 극장 예술감독 겸 총감독을 맡고 있으며, 2023년 12월부터는 모스크바의 러시아 볼쇼이 극장 총감독까지 겸임하고 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양대 공연예술기관을 한 사람이 동시에 장악한 것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게르기예프는 마린스키 극장 음악감독이던 1990년대 초부터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시 공무원이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선거에서 푸틴 지지선언을 하고 국내외에서 푸틴 정책 홍보에 앞장서는 등 수십년간 노골적인 친푸틴 행보를 계속하면서 전폭적 지원을 받아왔다. 2012년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TV 광고에 출연했고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도 공개 지지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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