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호우' 산청 실종자 수색·피해 수습 난항
수색 범위 넓어 작업 속도 더뎌
재산 피해 552억 원 잠정 집계
2656가구 단전… 생계 위협 심각

산청군에서 지난 16∼19일 발생한 기록적 집중호우로 심각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실종자 수색 작업과 피해 수습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산청지역에서는 사망 10명, 실종 4명의 인명 피해가 집계됐다. 소방당국과 산청군은 실종자 수색을 위해 인력 1260명과 장비 180대를 투입해 사흘째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나, 넓은 수색 범위와 현장 진입의 어려움으로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특히 수색 현장에서는 높게 쌓인 토사와 부유물, 바위 등으로 중장비 투입이 어렵고 작업 속도 또한 빠르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여건상 어려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해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재산 피해도 심각하다. 도로 파손 등 공공시설 피해 73건, 건물 파손 등 사유시설 피해 27건, 농작물 침수 320㏊ 등 피해 규모는 총 552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딸기(84㏊)와 벼(180㏊) 등 농작물 피해가 컸다.
현재 1817명이 침수 및 산사태 위험으로 대피했으며, 이 중 517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또 56개 마을 2656가구는 단전 상태이다.
산청군 신안면 청현마을 양차식 이장은 무너진 딸기 비닐하우스를 바라보며 "하우스는 엉망이 됐지만 인명피해가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보험 처리 때문에 현장 정리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이 일대 비닐하우스들은 비닐이 찢겨 너덜거리고 뼈대만 앙상하게 드러나 있으며, 농경지는 흙탕물과 부유물로 뒤덮인 상태이다.
야정마을 유진형 이장은 "둑이 터지면서 마을 전체가 침수돼 3일째 수도·전기가 끊겼다. 집이 잠긴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면에서 제공받은 배달 음식으로 겨우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인근 고깃집 운영자 석양순 씨는 "단전으로 냉장고가 가동되지 않아 식자재가 썩고 장사가 중단된 상태"라며 "전기와 물이 다시 들어오더라도 이 난리에 누가 가게를 찾을지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지역 상인들은 "재난지역 선포와 정부 지원이 시급하지만, 실질적인 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계가 무너질 것"이라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전력 경남지역본부는 신속한 전력 복구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토사 등으로 인해 현장 접근이 어려운 실정이다.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산사태, 하천 급류로 전봇대가 쓸려나가거나 넘어져 전기가 끊겼다"며 "현장 복구를 하려 해도 도로가 막힌 곳이 있어 전력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청 외에 경남도 전체에도 호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경남도는 지난 16일부터 4일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21일 오전 7시 기준 농경지 3964㏊가 물에 잠긴 것으로 집계했다.
논·밭·시설하우스가 침수되면서 벼(3219㏊), 고추(163㏊), 콩(149㏊), 딸기(79㏊), 깻잎(25㏊) 등 대규모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역시 산청군(1222㏊)이 피해가 가장 컸으며, 이어 합천군(965㏊), 의령군(818㏊), 창녕군(444㏊), 하동군(142㏊) 등 순이다. 가축은 21일 오전 기준 소 182마리(산청군·합천군·진주시), 염소 25마리(합천군), 닭 7만 4500마리(산청군·합천군), 오리 1만 2840마리(의령군), 꿀벌 419군(밀양시·함안군·산청군·거창군) 등 5억 4600만 원 상당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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