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파이프·쇠구슬 손쉽게 구매 ‘강력 제재’ 목소리
유튜브에도 제작 영상 ‘수두룩’
온라인 무분별 노출 환경 지적

‘인천 송도 총기 살인사건’ 피의자인 60대 남성이 직접 총기를 제작해 아들을 상대로 범행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불법무기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유튜브 검색창에 ‘총 만드는 법’ 등 관련 키워드를 영어로 입력하자 해외 영상 수십개가 나타났다.
한 영상에는 쇠파이프, 용수철, 쇠구슬 등을 이용해 총기를 제작하는 과정이 자세히 담겨있었다. 또 일부 영상에는 플라스틱 병, 캔 등에 총을 쏘며 직접 성능을 시험해보는 장면도 있었다. 쇠파이프, 쇠구슬 등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전날인 20일 오후 9시31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단지에서 60대 남성 A씨가 아들인 30대 B씨를 사제 총기로 살해(7월20·21일 인터넷 보도)한 뒤 도주했다가 서울 모처에서 긴급체포됐다.
A씨는 총알을 과거 구입해 소지하고 있었고, 범행 전 쇠파이프 등으로 총기를 직접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에도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참고해 제작한 사제총을 범행에 이용한 사건들이 있었다.
지난 2016년 서울 강북구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사제총을 발사해 경찰을 숨지게 한 사건의 범인도 유튜브에서 제작법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3D 프린팅 등 신기술이 불법무기 제조에 활용된 사례도 있다. 일본에선 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살 사건의 범인이 인터넷 동영상을 참고해 총기를 제작했고, 일부 부품은 3D 프린팅을 사용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매년 ‘불법무기류 자진신고 기간’을 정해 허가 없이 소지하고 있는 총포, 화약류, 도검 등 불법무기류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다.
불법무기류 소지 시 총포화약법에 따라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상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지만, 이 기간에 자진신고한 무기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을 면제해주고 있다.
현행법이 완제품 총기 규제에만 집중돼 있는 만큼 쉽게 불법무기류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공공장소 흉기소지죄가 신설됐다”며 “조악하게 만들어진 사제총기도 살상력이 있어 위험하다”고 했다. 이어 “화약 등 총기를 만들 때 필요한 재료를 온라인 포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없도록 하고, 총기 제작법을 온라인 상에 무분별하게 노출하는 포털, SNS 등을 제재해야 한다”고 했다.
/백효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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