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에 묻힌 마을…주민들 살길 '막막'

김혜진 기자 2025. 7. 21. 20: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평군 신성3리 복구 현장
80대 주민 1명 매몰돼 사망
주민 “물 안나오고 전기도 끊겨”
군, 마을회관 대피·물품 등 제공
▲ 21일 오전 가평군 조종면 신상3리 산사태 현장에서 한 주민이 토사와 나무 잔해로 덮친 집에서 쓸만한 물건을 찾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마을 전체가 토사에 묻힌 가평군 신성 3리.

21일 오전 11시 찾은 마을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길이 10m의 나무들이 뿌리 뽑힌 채 마을에 쌓여 있었고 집들은 떠밀려온 흙에 잠기거나 부서져 있었다.

한 집은 쓸려 내려가 집터만 남아 있었다. 벽이 부서지거나 지붕이 무너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지난 20일 가평엔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197mm의 비가 쏟아졌다. 시간당 강수량(시우량)은 76mm였다. 이 비로 신성 3리 30m 높이의 뒷산이 20일 새벽 3시쯤 무너져 마을을 덮쳤다.

마을 주민 80대 여성 한 명이 매몰돼 숨졌다. 4명은 경상을 입었다. 마을 주민들은 몸만 겨우 빠져나오거나 뜬 눈으로 밤을 세웠다.

▶관련기사 : 자연재해에, 이번에도 속수무책
▲ 21일 오전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가평군 조종면 신상3리 마을에서 주민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주민 최 씨(70)는 "어제 새벽 '꽝'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토사가 밀려 내려왔다"면서 "집이 네모나게 4채가 있었는데 3채가 쓸려 내려가고 잠자던 곳만 겨우 멀쩡했다"고 했다. 최 씨는 "포도밭도 다 쓸려 내려가고 몸만 겨우 빠져나왔는데 조상님이 도운 것 같다"며 "물도 안 나오고 전기도 끊겨 마을 회관에서 라면만 가지고 왔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보상은 생각지도 못하고 빨리 복구 됐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주민 박 씨(73)는 "어제 비가 많이 오고 통신도 끊겨서 아들 딸들이 걱정된다고 왔다"며 "그저께 저녁을 먹고 쉬는데 새벽에 꽝 소리가 나면서 집 옆으로 토사가 밀려 들어와 물길이 조금만 옆으로 흘렀으면 집이 무너질 뻔했다"고 되돌아봤다. 박씨는 "집 뒤에 포도밭이 있어서 산 것 같다"며 "소도 10마리가 쓸려갈 뻔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가평군은 이날 주민들을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시키고 구호 물품 등을 제공했다.

인근 펜션에 묵던 관광객들도 긴급히 마을회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하지만 복구 작업은 22일쯤이나 가능하다는 군청 설명에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신상1리 마을회관에 대피하고 있던 채모(73)씨는 "내일 오후에 군에서 복구 작업을 온다고 했다"며 "집에는 흙탕물이 가득 차 들어가지도 못하고 오늘도 마을회관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20일부터 21일 오전 8시까지 가평군에 대응 1단계를 내리고 헬기와 드론 등을 동원해 대보리, 마일리 인근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21일 오전 7시부터 가평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으며 투입된 장비는 30대, 인원은 224명, 구조견은 2두다. 현재까지 가평군의 인명피해는 사망 3명, 실종 4명이다.

조종면 조종초등학교와 상면 연하초등학교는 하루 단축 수업을 실시했다. 두 학교는 하천 범람과 전봇대 유실 등으로 단수·단전 사태가 발생해 급식 제공이 어려운 데다 운동장과 교사 내부에 흙탕물이 유입되면서 정상 수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두 학교는 이날 4교시 수업을 마친 뒤 전원 귀가 조치했다.

이 지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방학 중이어서 별도 학사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혜진·고륜형 기자 krh0830@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