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그대로···울산시립예술단 사무국 개편 시급
사무국 한곳 전문·효율성 타격
행정 중심 운영 창의적 기획 실종
구조 개편 목소리마저 외면
개관 30년을 맞은 울산문화예술회관의 울산시립예술단 운영 조직이 전문성과 효율성 면에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30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된 조직 체계가 변화하는 공연예술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예술단 본연의 창의적 활동과 시민 밀착형 공연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 통합 사무국 체제, 창의성·소통 모두 막혀
현재 울산문화예술회관 산하 시립예술단은 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으로 구성돼 있으나, 이들을 지원하는 사무국은 단 한 개뿐이다. 이 통합 사무국은 소수의 인력으로 모든 예술단체를 관리하고 있으며, 각 단의 고유한 예술적 필요와 정체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사무국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단원들, 예술감독 간의 소통은 원활하지 않고, 행정 중심의 운영으로 창의적 기획은 사실상 실종됐다. 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지만, 시는 오랫동안 이를 외면하고 있다.
# 전문성 없는 순환 보직···"운영이 그냥 행정"
예술단 운영을 맡는 예술사업과의 핵심 실무자 대부분은 일반 행정직 공무원으로, 보통 6개월에서 2년가량 순환 근무 후 교체된다. 이들은 전문 공연기획 경험이 거의 없는 채 배치되며, 단기간 근무로 공연예술에 대한 이해도·축적도 부족한 상황이다.
예술단의 한 단원은 "30년 넘게 거의 같은 구조로 운영해 왔다. 사무국에는 공연기획이나 콘텐츠 개발 능력을 갖춘 인력이 거의 없다"며 "단원의 제안도 묵살되기 일쑤고, 행정 처리만 반복하는 체계 속에서 예술적 자율성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단원은 "디지털 공연, 청년 예술인 연계, 지역 문화 연계 같은 시대 흐름 자체가 사무국에는 없다"며 울산 예술행정의 구시대적 현실을 강하게 꼬집었다.
예술단 내에서는 개방형 공모로 채용했던 사무국의 일부 자리를 내부 승진으로 임명하거나, 예술단내 특정 직종의 경우, 10년 가까이 교체하지 않고 임기를 이어가게 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일부 나오고 있다.
# 서울은 20년 전 바꿨다···울산은 왜 제자리?
서울시는 지난 2005년 시립교향악단을 재단법인으로 독립시키고, 예술행정 전문인력을 다수 채용하면서 공연 기획력과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 그 결과 정기공연 횟수, 공익공연 참여율, 관객 수 모두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냈다.
반면 울산시는 2020년 시의회의 질의에 "예술단별 사무국 설치 등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현재까지 실행되지 못했다.
21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측은 "장기적으로는 단별 사무국이 이상적이지만, 인력이 부족해 팀제로 전환을 고려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력 부족'을 명분 삼은 미봉책으로는 근본적 개선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30년간 예술단 운영의 동맥경화를 초래한 통합 사무국 체제는 이제 울산 공연예술의 창의성과 미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됐으며, 울산이 진정으로 문화도시로 나아가려면, 단별 사무국 신설과 전문 기획인력 채용을 통해 자율성과 예술적 다양성을 보장하는 운영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