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400년 전 백제시대 ‘완형 비석’ 처음 나왔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400여년 전 백제 귀족의 불교 신앙 내력을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온전한 모양새의 명문 비석이 백제 고도인 충남 부여(사비)에서 처음 발견됐다.
1948년 부여에서 발견된 백제 귀족 사택지적의 말년 삶을 기록한 갑인년(654년)명 석비(일명 사택지적비, 국가지정보물)와 1971년 충남 공주 무령왕릉 발굴 당시 묘실 들머리에서 발견된 묘지석(국보) 등이 전하지만, 완형의 명문 비석 형태가 나온 것은 쌍북리 출토 비석이 처음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선태 교수, 부여 건물터 출토 비석 탁본 판독 공개

1400여년 전 백제 귀족의 불교 신앙 내력을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온전한 모양새의 명문 비석이 백제 고도인 충남 부여(사비)에서 처음 발견됐다.
역사학자인 윤선태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지난 18일 열린 52회 한국목간학회 발표회에서 2023년 부여 금성산 북서쪽 기슭의 쌍북리 590번지 건물터 유적을 발굴하면서 나온 백제 명문 비석의 탁본과 명문 판독 결과를 학계에 공개했다.
높이 95.5㎝, 너비 51.3㎝에 윗 부분이 타원 모양을 띠고 있는 이 비석은 새김글자들의 마멸이 심하긴 하지만, 앞쪽 암면에 바둑판 모양으로 가로줄 9개, 세로줄 8개를 정연하게 그어 폭 5.5㎝의 격자 모양 글자칸 56개를 구획해 백제 비석 특유의 구성을 보여준다. 윤 교수는 비석에 ‘기해’(己亥)라는 연대명(639년 또는 579년)이 새겨진 판독 내용을 근거로 이 비석을 ‘백제기해명석비’(百濟己亥銘石碑)로 명명했다.


비석 글자칸에 모두 40여자 정도 남아있는 새김글자들을 판독한 결과, 사비성 근교 오주(烏往)란 곳에 거처했던 ‘달솔원’(達率遠?)이란 이름의 백제 귀족이 개인적으로 발원해 ‘북관공처’(北官公處?)란 곳에 불교미륵신앙의 기도처인 ‘자씨존’(慈氏尊),‘자씨당’(慈氏?堂?)을 만들고 그 사적비로 세웠다는 내용으로 추정된다는 풀이를 내놓았다.
백제시대 문자 기록이 돌판에 새겨진 비석과 묘지명 등은 유례가 극히 드물다. 1948년 부여에서 발견된 백제 귀족 사택지적의 말년 삶을 기록한 갑인년(654년)명 석비(일명 사택지적비, 국가지정보물)와 1971년 충남 공주 무령왕릉 발굴 당시 묘실 들머리에서 발견된 묘지석(국보) 등이 전하지만, 완형의 명문 비석 형태가 나온 것은 쌍북리 출토 비석이 처음이다.
불교 신앙 내력을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1400년 전 사택지적비보다 시기가 앞서는 완형의 백제 비석이 발견됐고, 유력한 조성 연대가 익산 미륵사 왕실 사찰의 발원 연도와 같은 639년이란 점에서 국가적인 미륵신앙 불사와도 연관된 귀족층의 신앙 행위를 보여준다는 게 윤 교수의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이 석비는 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신흥남)이 부여 쌍북리 590번지 일대의 통일신라~고려 시대 건물터에서 벌인 2017~2018년 1차 조사와 2022~2023년 2차 발굴 조사를 펼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금성산 북서쪽 기슭에 있는 2호 건물터 배수구 위에 놓인 기단석에서 돌출된 모양새로 발견됐는데, 출토 지역은 7세기 백제시대부터 관청터와 물품 생산·유통의 요지로 지목됐던 곳이다. 따라서 통일신라 이후에도 인근 백제 건물터와 무덤의 석재 등을 뜯어 건물터에 재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트럼프, 일본 상호관세 25→15% 전격 합의…“미국에 760조 투자”
- 김건희 ‘6천만원 목걸이’ 영수증 나온 통일교 “우리 돈으로 산 것 아냐”
- ‘인천 총격 살해’ 피의자 신상공개 극구 반대한 유족, 왜?
- 경찰관 사비로 사던 보디캠, 국가예산으로 1만4000대 보급한다
- 사과 없는 의대생 복귀…“경쟁사회가 공동체의식 없는 의사 길러”
- 박지원 “김건희, 특검 출석하면 그날 밤 자는 곳은 구치소”
- [단독] 통일교 ‘조직적 국힘 입당’ 시도 확인…“은밀히 원서 돌려”
- ‘낮 최고 36도’ 한여름 무더위 기승… 강원·충북·경북 소나기
- “산불 뒤 싹쓸이 벌목…폭우 쏟아지자 산사태 못 피했다”
- 잇따른 낙마·사퇴·자질 논란…기본 빠뜨린 대통령실 인사 검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