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관광업으로 사는데… 재난지역 선포만 기다리는 가평·포천
집중호우, 주민생계 직격 ‘복구 지연’
숙박시설·축사 등 잇단 침수·붕괴
인근 관광 업소에 예약 취소 확산
복구 늦으면 피해지역 이미지 각인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물적 피해가 속출한 가평·포천 일대에서 피해 복구가 지연돼 발생할 경제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극한호우가 주민들의 생계까지 덮치면서 주민들의 한숨이 깊다.
특히 해당 지역은 관광이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정부의 조속한 재난지역 선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오전 11시 가평군 청평면의 한 캠핑장. 조종천변을 따라 늘어선 야외 평상에는 전날 불어난 강물이 휩쓸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나무 패널로 된 평상 바닥은 일부 뜯겨 나가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위에는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캠핑장을 운영하는 허봉석(90)씨는 주변에 흩어진 굵은 나뭇가지를 일일이 손으로 주웠다. 그는 “전날 물이 이 근처까지 올라와 캠핑장을 싹 쓸고 갔다”며 “주말마다 낚시나 다슬기를 잡으러 오는 손님이 많은데, 쓰레기를 치우고 평상을 다시 정비하기 전까진 손님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 20일 새벽 쏟아진 집중호우로 가평·포천 일대에서 숙박시설과 축사 등이 침수·붕괴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해 이맘때엔 외지에서 몰려드는 인파로 녹초가 됐었는데, 올해는 복구작업에 몰두하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폭우의 피해자 다수는 숙박시설에 머무는 중 변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인근 숙박업소에도 예약 취소 등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캠핑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에는 ‘이런 상황에 가평을 가는 게 정서상으로나 안전상으로나 맞지 않는 것 같아 취소했다’, ‘사고지역 인근을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지반이 약해졌을 것 같아 관뒀다’는 취지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날 오후 포천시 일동면에서 만난 캠핑장 운영자 A씨도 “요즘 경기가 워낙 안 좋아서 원래 예약이 많지 않지만, 이번처럼 피해가 크면 확실히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전날 폭우로 객실로 물을 보내는 모터가 잠기면서 물이 새는 등 시설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지역 주민들은 하루빨리 복구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관광과 숙박이 주요 경제활동인 이 지역에선 재난지역 선포 등 실질적인 경제 복구 조치를 기대한다.
가평군 청평면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B씨는 “이 지역은 인구 감소로 인해 상권이 사실상 여행객에 의존하고 있는데, 복구가 늦어지면 ‘피해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더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속한 복구를 위해 특별재난지역 선포 같은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은수·오수진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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