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전당 독재자·고문·학살 기록 고스란히 새겨야"

최석환 기자 2025. 7. 2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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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계 전시 개선 방향 제시
건립 취지 제대로 살린 구상 요구
현장 사진·구술기록 전시도 제안

부실 왜곡 전시부터 반민주적 인사 운영자문위원 선정, 전시용역 문건 비공개까지…. 지난달 10일부터 한 달여째 임시 개관 중인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창원시 마산합포구 월포동)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논란을 지역사회에 남겼다. 하나같이 쉽게 수그러들 사안이 아니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계는 창원시가 지금처럼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내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전시관 운영 방안 재수립 먼저 =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고문은 민주주의전당 건립 취지에 맞게 운영되려면 전시관 운영 방향부터 시가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전당이라는 시설이 대체 무엇이고, 어떤 이유로 왜 만들어졌는지 제대로 인식해야 올바른 전시 구상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전당에 근본을 이루는 지점들을 시가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건립 취지가 올바르게 인식돼 있다면 이렇게까지 전시 구성에 문제가 있을 수 없다. 민주주의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고 계승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진 점을 고려해 운영 방향을 재수립해야 할 때다."

그는 운영 방향을 세우고 나서 뒤 순서로 전시장에 과거 국가권력을 동원해 학살·고문·구타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은 독재자들의 면면과 반민주적 통치 행위를 기록해야 한다는 말도 강조한다. 이와 함께 그에 따른 시민 저항으로 민주국가가 바로 서게 된 과정 전반을 공간별로 보완·기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민주화운동은 독재자가 있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실제 이승만이나 박정희, 전두환과 같은 사람들이 자행했던 반민주적인 행위들에 시민이 반발해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졌다. 그 점에서 가해 행위와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시관에 기록하는 게 당연하다. 현재 전시관에는 그런 내용이 빠져있다.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민주화운동 배경과 더불어 독재자 잔혹 통치의 끝이 어떠했는지까지 담아야 한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부족하기만 한 전시 공간 확대 필요 = 김 고문은 민주주의전당 운영 중단 후 전면 개편하되, 지상 3층 규모 공간 구성을 모조리 바꿔 애초 민주주의전당 건립 취지에 맞게 부족한 전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낸다. 층별로 보면 3층 규모로 지어진 민주주의전당은 1층(2064㎡), 2층(3064㎡), 3층(2766㎡) 순으로 돼 있는데, 실제 그 가운데 내부 전시 공간은 2층 지역특화전시실(307.2㎡)과 3층 상설전시실(731.77㎡) 둘 뿐이다.

"현 정부와 협의해 시설 입구부터 끝 층까지 몽땅 고쳐야 한다. 그리고 전시 공간을 늘려 이승만 정권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기까지 기록해야 한다. 여러 역사적 사실들이 우연과 필연이 결합 돼 일어났다는 점을 잘 정리해야 한다. 손보려면 장기적인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주임환 3.15의거기념사업회장 역시 내부 공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 단기·중기·장기계획도 각각 수립해 문제가 된 내용들을 하나하나 보완해야 한다는 점도 부각한다.

"창원시는 세부적인 민주주의전당 운영 계획을 세워 외부에 설명해야 한다. 중앙에도 요청해서 예산 지원도 받아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공간 구성 재조정을 포함해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공간을 전체 재배치하려면 연구를 상세하게 해야 한다."

◇실물 자료 전시관에 내놓아야 = 김경영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상임대표는 내용뿐 아니라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전시 구성에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거 민주화운동 참여한 분들이 느꼈던 것 구현할 장치가 필요하다. 지금 공간에서는 민주주의를 체감할 구조물이 안 되어있다. 평면적인 구조물에 머물러 있다. 어린이 전시 공간도 마찬가지다. 그저 경치 좋은 곳에 앉아있다가는 복합공간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리되면 주객이 전도된다. 사람 많이 오게 한다고 음악 공연도 열고 하는데 이렇게 가다가는 3.15아트센터처럼 돼 버릴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전점석 경남작가회의 창녕지부 회장은 과거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사용되던 실물 자료나 민주항쟁 참여자 구술록을 전시장에 놓아야 한다고 봤다. 또한 전시장에 오는 사람 대부분이 경남 사람일 것이므로 지역성을 특히 더 강화한 전시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선언문이라든지 많은 실물이 있을 거다. 지금으로 치면 응원봉 같은 거다. 당대 시대별 신문이나 민주화운동 자료로 전시하면 좋을 것들을 모아야 한다. 민주화운동 참여자 구술록도 좋다. 관람객들이 과거사를 밋밋하게 느끼지 않게 과거 자료들로 반민주와 민주가 상황 충돌하는 흐름을 잘 잡아줘야 한다."

그는 서울에 있는 민주화운동기념관과 더불어 부산민주공원 운영방식을 참고해 전시 내용과 시설 운영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한다. 

"민주주의전당 운영위원회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그 속에서 기구 운용 규정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서울 민주화운동기념관은 관이 위탁해서 민주단체가 시설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행정과 소통을 통해서 이뤄졌다. 부산도 민주단체가 현재까지 주도하고 있다. 그런 전례를 창원시가 참고해야 한다. 관에서 만든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전시 공간은 시민들의 것이다."

/최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