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르신, 이 약 드시면 안 되는데”…주치의 없는 만성질환 환자, 오남용에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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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영국, 호주, 캐나다 등에선 모든 국민이 '주치의'를 두고 진료를 시작하고, 전문의 진료 역시 주치의의 판단과 의뢰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강재헌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은 "의사조차 증상만으로는 진료과를 단번에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주치의는 환자의 건강 이력을 장기간 축적해 질환의 방향을 읽고 진료 자원을 가장 적절한 지점에 배분할 수 있는 조정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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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인이 약 봉지를 만지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1/mk/20250721195108411mduv.png)
강재헌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은 “의사조차 증상만으로는 진료과를 단번에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주치의는 환자의 건강 이력을 장기간 축적해 질환의 방향을 읽고 진료 자원을 가장 적절한 지점에 배분할 수 있는 조정자”라고 말했다.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무릎 관절염 등을 앓는 76세 남성 A씨는 여러 병원을 다니고 있었다. 올해 초부터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는데, 며칠 전 쓰러져 고관절이 골절됐다. 매일 복용하는 약들을 확인해보니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에 혈압을 낮추는 성분이 포함돼 있었고, 이를 기존 혈압약과 함께 복용한 탓에 기립성 저혈압이 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치의가 있었다면 혈압약을 조정하거나 영향을 덜 주는 전립선 치료제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만성 질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A씨처럼 약물 중복 처방이나 부작용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증상에 대한 초기 판단이 어긋나거나 진료과 선택이 잘못되면서 의료 자원 낭비가 발생하는 일도 잦다. 한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외래 환자 중 3분의 1이 손 저림 증상으로 찾아오는데, 이는 대부분 신경과나 정형외과 영역”이라며 “이들이 혈액 순환 문제로 오해하고 순환기내과를 예약하는 바람에 정작 심근경색 환자 진료가 밀리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단순한 근육통이나 소화 불량으로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고가의 심장 검사를 시행한 뒤 ‘심장에는 이상이 없다’란 설명만 하고 돌려보내는 구조는 진료의 비합리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1/mk/20250721190005796tbsl.jpg)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차 의료기관에서 몇만 원만 더 부담하면 누구나 3차 병원에 갈 수 있는 현실에서 진입장벽을 만든다고 하면 단순한 캠페인으로는 설득할 수 없다”며 “이전 정부들에서 시범 사업이 번번이 실패한 이유”라고 말했다.
의료진이 참여할 유인책도 필요하다. 의사 1~2명에 간호조무사로 구성된 작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선 질환 관리 교육이나 심리 상담 등을 제공할 여력이 없다.
추가 인력을 고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수가 보상과 함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환자 관리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계에선 주치의 1명당 등록 환자를 1000명으로 가정하면 제도 전면 시행을 위해 약 5만명의 주치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연내 로드맵을 확정하고 지역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시범 사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주치의 자격 요건, 보상 체계, 환자 등록 방식 등 세부 운영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국회에서는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제 약물 복용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노인 주치의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노인복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당정은 관련 학회, 지방자치단체, 의료계와 협의해 제도화를 서두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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