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에 투자 인센티브 풍부… 부산 기업 ‘기회의 땅’ [커버스토리]

이현정 2025. 7. 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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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성큼 다가온 카자흐스탄
CU 편의점 진출로 K푸드 바람
BNK캐피탈 은행업 본인가 승인
한국 브랜드·기술력 신뢰도 높아
현지인 84% 한국산 구매 경험도
가공식품·화장품·핀테크 등 유망
부산시는 9월 무역사절단 파견

‘중앙아시아의 거인’ 카자흐스탄이 부산과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 카자흐스탄에 CU 편의점 매장이 처음 들어서 K푸드 바람을 일으킨 데 이어 최근 BNK캐피탈 카자흐스탄법인이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업 본인가 승인을 받으면서 카자흐스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최고 경제성장률을 보여주는 국가로, 중앙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여겨지는 나라다. 오는 9월에는 부산시가 신시장 개척을 위한 무역사절단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파견할 예정인데, 마감 전에 경쟁률이 2 대 1을 훌쩍 넘겼다.
위에서부터 BNK캐피탈의 카자흐스탄 법인 아스타나 출장소와 BNK캐피탈이 카자흐스탄 정부로부터 승인장을 받는 수여식, 부산시 무역사절단 상담회. BNK금융·부산시 제공

■카자흐스탄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

지난달 BNK캐피탈이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업 본인가 승인을 받았다. 우리나라 금융회사가 해외 소액금융시장에서 은행업 인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자흐스탄 현지에서도 외국 금융회사가 카자흐스탄 정부 차원의 은행업 승인을 받은 건 16년 만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BNK금융이 카자흐스탄에 자리를 잡으면서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과 카자흐스탄에서의 사업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BNK금융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국내 대기업은 물론 롯데로지스틱스, LX판토스, 우진글로벌 등 운송·물류 관련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BNK금융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은 동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유럽과 맞닿아 있으며 북쪽은 러시아, 남쪽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인접해 있어 지정학적 물류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아쉽게도 현재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있는 40여 개 한국계 기업 중 부울경에 본사가 있는 기업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부울경 물류기업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일부 기업은 카자흐스탄 현지 실사를 위한 출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BNK에 하기도 했다.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무역사절단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부산시와 (재)부산경제진흥원은 중앙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한 2025 무역사절단을 구성해 오는 9월 15~20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다. 참가 기업은 현지에서 수출상담회, 구매자 매칭, 개별 방문상담, 세미나 등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아직 신청 마감 전인데, 벌써 경쟁률이 2 대 1을 넘어섰다. 참가 기업 모집은 22일까지다.

부산시 관계자는 “2015년부터 단독으로든 공동으로든 카자흐스탄에 무역사절단을 보내왔고 카자흐스탄의 경제성장률이 눈에 띄게 높아진 2018년부터는 종합소비재 중심의 무역사절단을 꾸려 보내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부산 기업의 식품과 화장품, 부산에 공장이 있는 임플란트가 많은 관심을 받았고 좋은 실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어떤 분야로의 진출이 유망할까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실시한 ‘2025 해외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국민의 84.1%가 최근 4년간 한국산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BNK금융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은 구소련연방과 중앙아시아 국가 중 정치적, 사회적 안정성이 높은 국가로 외국인 투자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 제도도 운영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중국보다 낮은 인건비와 숙련된 노동력이 강점이며, 젊은 인구구조 덕에 소비시장이 성장하고 한류 영향으로 한국 소비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의 의료, 교육,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도 높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부산 기업들이 진출할 만한 유망한 분야로 가공식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분야를 꼽았다. 경제성장과 중산층 확대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확연히 늘었고, 한국 제품들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앞으로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봤다.

BNK금융은 최근 카자흐스탄이 정책적 인센티브와 제도 개혁, 국제 협력 확대로 외국인 직접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에너지·천연자원 분야와 고도화된 제조업, 자동차, 재생에너지, 국제 물류 분야, 전자 정부, 인공지능(AI), 로봇, 핀테크 등 디지털 분야를 유망 분야로 꼽았다. BNK금융은 은행업 진출을 계기로 부울경 업체들의 현지 시장조사 시 업체 소개와 미팅 주선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NK금융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신라인(Shin-Line) 그룹이 식품클러스터를 조성 중에 있고, 클러스터 내에 한국 식품기업과 물류기업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진출 의사가 있는 부울경 소재 기업들의 수요를 파악해 신라인그룹과 미팅을 주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BNK금융과 신라인그룹은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 국민기업으로 불리는 신라인 그룹은 한국 BGF 리테일의 CU 판매망을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