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통화’ 부인하다 이제서야 실토한 이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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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 직전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해 해병대 수사단의 언론 브리핑 취소 및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이 전 장관은 그동안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사 결과를 축소·왜곡한 것으로 보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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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 직전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수사 외압의 진원지로 지목된 ‘02-800-7070’ 발신자가 윤 전 대통령이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비롯한 안보실 관계자들도 특검 조사에서 그동안 부인해왔던 ‘브이아이피(VIP) 격노설’을 인정했다. 지난 2년 동안 국민을 속여온 윤석열 정권의 뻔뻔함이 드러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변호인은 21일 언론 공지를 통해 ‘2023년 7월31일 대통령 전화를 받은 것이 맞고, (윤 전 대통령이) 군을 걱정하는 우려의 말씀을 하신 것으로 (이 전 장관이) 기억한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해 해병대 수사단의 언론 브리핑 취소 및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이 전 장관은 그동안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이제 특검 수사망이 좁혀오니 슬그머니 말을 바꾼 것이다. 그러면서도 ‘윤 전 대통령이 사건 이첩 중단을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했는데, 이 말도 전혀 믿기지 않는다. 이 전 장관은 자기가 이첩 보류를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박정훈 수사단장이 임성근 사단장을 처벌 대상에 포함한 수사 결과를 보고했을 때 흔쾌히 결재한 건 또 뭔가.
최근 특검에 소환된 김 전 차장과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 때 격노한 상황에 대해 상세히 진술했다. 당시 임기훈 국방비서관이 해병대 수사 결과를 보고하자, 윤 전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크게 화를 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회의 직후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했고, 그 뒤 이 전 장관은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사 결과를 축소·왜곡한 것으로 보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관계를 부인해 법적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방부 장관을 지낸 사람이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 따져 사실을 선택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55만 국군 장병의 안전을 책임진 국방장관으로서 창피하지도 않나. 이 전 장관은 이제라도 국민에게 사건의 진상을 솔직하게 털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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