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참의원 선거도 참패, 극우정당 약진한 일본[사설]

2025. 7. 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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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열린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 자민당이 참패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집권여당인 자민당이 20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의석수를 합해도 과반에 미달하는 참패여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국정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자민당 정권이 중의원(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과반 의석을 지키지 못한 것은 1955년 창당 이후 처음이다.

이시바 총리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었던 이번 선거에서 집권여당이 패배하면서 일본 정국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자민당의 참패는 예견됐던 바다. 이시바 내각은 2023년 말에 불거진 ‘비자금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정치개혁에 소극적이었고, 쌀값 급등 등 고물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교착·정체 상태에 빠진 것도 이시바 내각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키웠다. 이시바 총리는 선거 패배 후에도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비쳤지만 퇴진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다 해도 국정동력을 상실한 ‘식물총리’가 될 공산이 크다.

참의원 선거에서 극우 성향 정당들이 대거 의석수를 늘리며 약진한 것도 우려할 만한 현상이다. ‘일본인 퍼스트’를 표방하며 ‘일왕 지배 강화’ ‘외국인 배척’ 등을 내세운 참정당이 의석수를 1석에서 15석으로 늘리며 주류 정치권에 진입했다. 2020년 창당 이후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반외국인 정서 확산을 주도해온 참정당이 인기를 얻자 정당들이 ‘외국인 토지 취득 제한’(국민민주당) 등을 내걸며 배외주의 대열에 합류하는 양상마저 나타났다. 난징대학살 부정, 한국인 혐오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역사수정주의 작가 햐쿠타 나오키가 일본보수당 대표로 출마해 당선된 것도 달갑지 않다.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가 이번 선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한파인 이시바 총리의 위기로 한·일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시바 총리는 과거사 문제에 전향적 인식을 보여왔다. 지난달엔 한·일 수교 60주년 도쿄 리셉션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한·일관계에 의욕적이었으나, 여당의 선거 패배 후 정치권 전반에 배외주의 성향이 강해지면 한·일관계의 균형적 발전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이재명 정부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지혜를 발휘해 한·일관계를 리드해나갈 필요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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