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장관도 강선우 갑질 폭로했지만 … 與, 귀닫고 '마이웨이'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홍혜진 기자(hong.hyejin@mk.co.kr) 2025. 7. 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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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장관 임명 강공 모드
정영애 "지역 민원 불발되자
姜 화내며 여가부 예산 삭감"
우상호 "與지도부 의견 반영"
與 "알코올 중독자에 전권 줘
승전 이끈 링컨 결단" 비유도
국힘 "국민 향해 선전포고"
민주당 보좌진도 잇단 비판
정은경·김영훈·김성환 장관
李대통령, 임명안 재가
野 청문보고서 채택에 퇴장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에서 여당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의 뜻으로 퇴장해 자리가 비어 있다. 뉴스1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 임명 절차에 속도를 내기 위해 강공 모드로 전환했다. 임명 강행 절차를 밟고 있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21일 새로운 갑질 의혹이 폭로되고, 보수·진보 야당 모두 십자포화를 퍼붓는 등 비토 여론이 강해도 여권에선 강 후보자에게 장관직을 맡기겠다는 방침이 확고하다.

또 여당은 압도적 국회 의석수를 바탕으로 자당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일부 상임위원회에선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표결로 채택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만 지명을 철회하고 강 후보자는 임명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어졌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강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이 정말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종합적으로 고려해 강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 결정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건 여당 지도부 의견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친이재명계 현역 의원'이라 낙마하지 않았다는 시각에 선을 긋는 동시에 임명 강행 수순 이후 쏟아지는 비판 여론을 여당으로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당 지도부도 여론전에 적극 나섰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후보자 지명 철회에 대해 "대통령이 야당 의견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지금까지 이런 모습을 보여준 대통령은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그 대신 강 후보자 임명 방침에 대해 "알코올 중독자인 율리시스 그랜트 장군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전권을 위임해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비유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상식에 맞서 싸우겠다는 선전포고로 갑질불패, 아부불패, 측근불패"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임명돼도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억강부약을 외치더니 권력을 잡은 뒤 '억약부강'의 길로, 또한 갑질의 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차별과 혐오에 맞서 광장 민심을 반영해야 할 부서의 수장으로서 강 후보자는 철학도, 능력도, 감수성도 부족하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22일부터 이 대통령은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할 수 있지만 보고서 채택을 위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가위원장인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여야 대립 속에서 강 후보자의 보좌진·병원 등 갑질 의혹에 이어 추가 의혹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은 지인들에게 공유한 글에서 "강 후보자가 본인 지역구에 해바라기센터를 설치하려고 제게 요청을 했다"면서 "당시 산부인과 의사를 확보하기 어려워 해당 지역 대학병원 총장에게 문의했으나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이 내용을 강 후보자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이후 "강 후보자가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며 화를 내고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삭감했다"며 "결국 의원실에 가서 사과한 뒤 한 소리 듣고 예산을 살렸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민주당 보좌진 여론도 여전히 싸늘하다. 페이스북 내 국회 익명 게시판에는 '보좌진에게 무슨 패악질을 부려도 그 정도 이유로 낙마당하지 않는다는 게 확인됐다'는 등 비판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민주당 보좌관은 "역대 낙마 사례와 비교해도 강 후보자를 당이 보호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유일한 이유라면 이 대통령과의 가까움 아니겠나"라고 했다.

야권에선 강 후보자 임명이 '제2 조국 사태'처럼 정권 위기로 번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이 대통령의 이번 인사는 정부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강 후보자 외에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본인 저서에서 12·3 계엄을 옹호한 사실이 드러나며 '인사 참사'라는 비판이 민주당 내에서도 나왔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국민통합을 책임져야 할 자리에 국민을 갈라치고 민주주의를 모욕하는 자가 버젓이 앉아 있는 건 빛과 촛불혁명, 민주공화국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 비서관의 파면을 촉구했다.

다만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강 비서관은 보수 진영의 추천을 받아 임명됐고, 과거에 논란이 된 표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당시 판단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깊이 사죄하고 있다"며 인사 조치는 없다는 점을 밝혔다.

한편 국회는 이날 정은경 보건복지부·김영훈 고용노동부·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공지를 통해 밝혔다.

[채종원 기자 / 최희석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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