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원 칼럼] 강선우, 능력은 있나

김희원 2025. 7. 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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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이진숙 교육부 장관 지명을 철회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구할 수 없다.

여가부 장관은 거대하고 미세한 차별에, 약자와 소수자의 처지에 가장 민감해야 하는 자리다.

적격의 여성 장관 후보자 하나 못 찾을 정도는 아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차별금지법 제정과 강간죄 개정의 필요와 내용을 정확히 알고 옹호하는 여성가족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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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현안 유보… 전문성 확인 안 돼
갑질 태도로 평등과 인권 책임 어려워
진짜 실력자 안 쓰는 인사권자가 문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청문위원들 질의에 답하기 전 국회의원 배지를 떼고 있다 . 정다빈 기자 answer@hankookilbo.com

이재명 대통령은 이진숙 교육부 장관 지명을 철회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구할 수 없다. 여론을 절반만 수용해 존중의 의미를 퇴색하게 했다. 인사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당장 21일 강 후보자가 지역구에 해바라기센터 설치를 민원했다가 안 되자 여가부 예산을 삭감한 일이 폭로된 것을 보라. 여성단체들이 반대하고 같은 당 보좌관들이 반발하고 갑질 폭로가 계속되는 인물을 어디까지 감싸려는가.

‘더 밀리면 끝장’이라는 논리만큼 나태한 대응은 없다. 자격 없는 공직자를 걸러 끝장날 정권이 있으랴. 검찰개혁이 물 건너간다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밀어붙였다가 정권 동력을 상실한 문재인 정부를 교훈 삼기 바란다. 윤석열 정부의 숱한 인사 검증 실패와 강행 또한 불통과 무능의 시작이었다. ‘현역 의원 불패’ ‘당정 일체 기조’ 운운은 솔직해서 당혹스럽다. 국민에겐 의미 없거나 손해를 부를, 의원들의 자기 이해 추구를 부끄러움도 없이 내세우니 말이다.

따져볼 문제는 ‘도덕성 문제가 있지만 여가부 업무와 무관하다’는 것인데, 강 후보자가 갑질을 덮을 만한 정책적 전문성과 소신을 보여준 게 있던가?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갑질을 변명하고 사과하느라 여가부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힐 기회조차 없었다. 서면 답변에서 비동의 강간죄 입법 등 민감한 현안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유보적 태도로 일관했다. 2023년 차별금지법∙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 단체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 전 후보자의 경우 논문 표절∙가로채기 의혹보다 근본적인 결격 사유는 특목고, 사교육비 대책, 고교학점제, 유보 통합 등 현안에 전혀 답하지 못한 비전문성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강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도덕적 흠결을 압도하는 그의 능력과 자질이 도대체 어디 있나.

심지어 부하직원에 대한 갑질은 여가부 업무와 무관하지도 않다. 성폭력은 본질적으로 위계∙권력의 맥락에서 벌어지며 차별은 구조적인 것이다. 권력관계와 약자 인권에 그토록 둔감한 이에게 평등과 인권 제고, 소수자 보호라는 여가부 업무를 믿고 맡기기 어렵다. 비동의 강간죄, 차별금지법, 생활동반자법 등을 제대로 처리할지 불안하다. 여가부 장관은 거대하고 미세한 차별에, 약자와 소수자의 처지에 가장 민감해야 하는 자리다.

그러니 강 장관 인사가 ‘단식하던 이 대통령에게 이불 덮어준 공’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내 식구 챙기기’ 이상의 의미를 담지 못한다. “실력과 성과 중심”(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라는 인사 원칙을 훼손한다. 나아가 이 대통령이 공약한 성평등가족부 확대개편이 진심이 아닐 것이라는 부정적 메시지를 확산시킨다.

‘여성 인재 풀이 너무 작다’는 흔한 변명은 꺼내지도 말자. 적격의 여성 장관 후보자 하나 못 찾을 정도는 아니다. 여성 인재가 적은 것이 아니라, 정권이 원하는 여성이 적을 뿐이다. 인사권자가 선 그어 놓은 범위가 좁을 뿐이다. 많은 여성들 중에서 깐깐하게 검증해 제대로 일할 여성을 뽑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능력 있는 여성을 외면하는 인사가 문제인 것이다.

성평등 의제를 틀어쥐지 않고선 이 시대에 가장 중대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차별과 혐오, 젠더의식 격차, 청년 보수화, 저출생, 선진 가치 내면화 같은 난제들이 그것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차별금지법 제정과 강간죄 개정의 필요와 내용을 정확히 알고 옹호하는 여성가족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식견과 소신과 철학을 갖춘 이를 물색하기 바란다. 그 인사로써 이 대통령이 약자 보호, 차별 철폐, 평등한 세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기 바란다.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 실력을 인정받을 길이다.

김희원 뉴스스탠다드실장 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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