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5만원, 나를 위한 플렉스” vs “가뭄에 단비”…소비쿠폰 선택은

김혜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eyjiny@mk.co.kr), 권민선 매경 디지털뉴스룸 인턴기자(kwms0531@naver.com) 2025. 7.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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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첫날일 2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소비쿠폰을 신청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비싸서 평소에 자주 안 먹던 킹크랩 먹기로 했습니다.” (노량진 거주 40대 부부)

“안 그래도 면접에 입고 갈 정장을 사야 했는데 정말 잘됐어요.” (29세 공시생)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된 21일 소비자들의 쿠폰 사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양한 소비 행태가 나타나는 가운데 이번 쿠폰 사업으로 소비 진작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된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한산하다. [김혜진 기자]
“좀 더 보태 킹크랩·오마카세 먹을래요”
신청 첫 주인 이날은 출생 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1 또는 6인 국민이 신청할 수 있으며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1인당 기본 15만원을 지급한다.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신한카드 등 일부 카드사 앱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소비 쿠폰 사용은 ‘나를 위해 한번에 쓰겠다’는 플렉스형 소비와 ‘꼭 필요한 곳에 나눠쓰겠다’는 실속형 소비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신청 첫날인 오늘 아침 소비쿠폰 신청을 완료했다는 직장인 윤모(30)씨는 “평소 다니는 미용실에 머리를 하러 갈 것”이라며 “요새 미용실도 많이 비싸져서 자주 못 갔는데, 15만원이면 파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40대 부부(동작구 거주)는 “집에 오는 손님이 있어서 아침부터 장보러 왔다”며 “소비쿠폰 받으면 평소에는 비싸서 손이 잘 가지 않는 킹크랩을 먹을 것”이라고 했다.

한 30대 직장인은 ”15만원이 엄청 크지도, 작지도 않은 돈이라 장을 보기보다는 비싼 식당에 가서 돈을 보태 사용하고 싶다“며 ”오마카세나 한우를 제대로 먹으러 가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자녀 학원비·장볼 때 사용...‘실속형 소비’
소비쿠폰을 ‘생활비에 보탠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경찰공무원을 준비 중인 20대 남성 김모 씨는 “하루에 두끼를 사먹는데 한 달에만 밥값이 50만원”이라며 “매일 밥 사먹는 돈에 보탤 것 같다. 진짜 가뭄에 단비”라고 했다.

동작구의 한 안경점에서 만난 공시생 장모(29) 씨는 “곧 면접이 있어서 입고 갈 정장을 사야 했는데 부담돼서 걱정했다”며 “소비쿠폰 덕에 좋은 옷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도동 한 동네마트에서 장을 보던 40대 주부는 “자녀 학원비에 쓸 생각이다. 딸이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그 비용에 쓰면 딱 좋을 것 같다”며 “주변 엄마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학원비에 쓴다는 사람도 있고, 장볼 때 쓴다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편”이라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한 헬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는 안내판이 놓여있다. [권민선 인턴기자]
헬스장·마트·편의점도 ‘소비쿠폰 특수’ 노린다
사업장에서는 소비쿠폰으로 인한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동작구 한 건물에서 2년째 헬스장을 운영 중인 20대 후반 김모씨는 두달치 회원권을 16만원에 판매 중이다. 그는 “쿠폰 문의가 많아 안내판도 만들었다”며 “2개월 등록이 16만원인데 소비쿠폰으로 15만원 내고 1만원만 추가 결제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비쿠폰으로 헬스장 연장 결제를 계획 중인 직장인 김모(33) 씨는 “미리 사용 가능 여부도 알아봤다”며 “고정지출을 줄일 수 있어 훨씬 여유롭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가맹점을 운영하는 40대 남성은 “소비쿠폰 맞춰서 라면, 생수, 세제, 삼겹살 등 생필품 행사를 하고 있다”며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이라 편의점에서 장보는 사람도 많다. 주말엔 더 붐빌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트도 기대감이 크다. 노량진 일대 동네 마트를 운영하는 71세 사장님은 “이 근방에서 소비쿠폰 쓸 수 있는 마트가 우리뿐”이라며 “안그래도 단골들마다 물어본다. 손님이 몰릴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편의점 CU. 가맹점 형태로 운영돼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김혜진 기자]
소비심리 회복세...지역경제 활력 돋울까
체감 경기와 향후 소비 여력을 보여주는 소비 심리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4를 기록하며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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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인 소비 여력을 직접 높이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유흥업소를 제외한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대표적인 사용처로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있다. BBQ, bhc, 교촌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배달앱 일부 서비스에서도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쓸 수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주문할 때도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만나서 결제’ 기능의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편의점은 대부분이 가맹점 형태다. GS25는 인기 라면과 자체브랜드(PB)상품을 제휴카드로 결제하면 25%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축산 제품을 중심으로 기획상품도 선보인다. CU는 카드사 제휴 할인 외에 자체 앱인 포켓CU 포인트 페이백 행사, 간편식 한정 판매 등을, 세븐일레븐은 생필품 할인행사와 택배 판매 상품 기획전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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