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우주항공청이 걱정되는 이유

“새 정부 들어 우주항공청이 숨죽은 듯 조용하네요. 정부마저 관심이 없는 듯 하구요. 우주패권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이래선 안 되는데.”
새 정부 들어 국내 우주항공업계의 시선은 극명했다. 우주항공청에 대해선 걱정과 우려를, 정부를 향해선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우주항공청의 역할과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 실무 부서별로는 무엇인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관과 조직 전체적으로 보면 너무나 조용하고 잔뜩 몸을 움츠리는 듯 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새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 5월 27일 개청 1주년 때까지만 해도 우주청 앞에 놓인 각종 현안과 이슈 해결에 분주하게 움직였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단적으로 차세대발사체사업 계획 변경,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지식재산권 갈등, 국제협력 확대, 우수 인력 확보, 항우연·천문연 처우개선 방안 및 소통 확대 등 우주청 앞에 산적해 있는 각종 현안과 문제 해결에 속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주청 설립 전 우주항공 담당 업무를 소관했던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도 우주청의 정책 실행력에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을 정도다.
시간을 거슬러 1년 전 출범 당시만 해도 우주청은 한강의 기적, 반도체의 기적에 이은 세 번째 기적을 우주에서 구현하겠다는 야심찬 의지를 갖고 ‘2045년 우주항공 5대 강국 실현’을 목표로 개청했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이끌어 갈 명실상부한 국가 우주항공 컨트롤타워로 전면에 나섰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 우주항공정책 사령탑다운 모습을 잃고, 외딴 섬에 표류하는 듯한 모습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국정 최우선 순위에서 우주항공 분야가 뒷전으로 밀려 우주청이 실질적인 정책 조정과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새 정부의 ‘우주항공 홀대(?)’를 빗대 우주항공 업계에선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귀염을 받았던 우주가 이재명 정부 들어 그 자리를 인공지능(AI)에 빼앗긴 결과 아니겠어”라는 씁쓸한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주청은 태생 자체부터 정치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과제를 통해 탄생한 소위 ‘전 정부의 정치적 산물’이란 점에서 애초부터 새 정부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을 법하다.
이를 반영하듯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우주 5대 강국 도약’이라는 다소 피상적인 공약만 제시했을 뿐, 우주청과 관련된 구체적인 약속은 하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의 5년 간의 큰 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도 우주청 거버넌스를 포함한 역할 및 사무에 대한 언급도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재명 정부의 내각 구성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음에도 새 정부의 초대 우주청장 인선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여기에 새 정부의 우주항공 정책 청사진과 방향이 제시되지 않자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았던 국가 우주정책 최상위 의결기구인 ‘국가우주위원회’도 유야무야 겉돌고 있다.
이런 사이 우주청 소관 연구기관으로 대전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의 경남 사천 이전 관련 법안이 발의돼 지역 간 갈등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 국회의원 주도로 우주항공청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을 신설하자는 법안이 발의돼 자칫 지역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럴 경우 우주청은 지역 간 정치적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우주는 단순 탐사의 대상이 아닌 경제, 산업, 외교, 안보 등 전 영역으로 확장되며 우주경제 시대로 대전환 중이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민관 협력으로 우주패권 경쟁에 국가적 역량을 모으고 있다. 우주를 향한 우리의 도전이 멈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국가 안보와 기술 주권의 전략자산으로 우주가 ‘진짜 대한민국 성장’을 이루는 미래 주력산업이 될 수 있도록 우주청에 대한 새 정부의 관심과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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