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패싱, 의사 밀착' 여당…환자단체 분노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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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의대생 복귀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환자단체들이 또다시 특혜성 복귀 조건을 내민 의사계뿐 아니라, 의사계와 밀착하는 정부 여당에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의사들은 1년 넘게 고통받은 환자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데, 정치권이 환자를 '패싱'하고 전공의·의대생 지원에 나서는 등 사실상 특혜를 용인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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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비판하자 뒤늦게 환자 달래기
2020년 '의정 야합', 또 재현될라 우려
환자들, 재발 방지 입법 요구 1인 시위

전공의·의대생 복귀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환자단체들이 또다시 특혜성 복귀 조건을 내민 의사계뿐 아니라, 의사계와 밀착하는 정부 여당에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의사들은 1년 넘게 고통받은 환자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데, 정치권이 환자를 ‘패싱’하고 전공의·의대생 지원에 나서는 등 사실상 특혜를 용인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복지위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한국중증질환연합회와 간담회를 갖고 의대생·전공의 복귀에 관해 논의했다. 앞서 17일에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만났다. 두 단체는 “정부 여당이 전공의들의 특혜 요구를 수용하면 의료계는 집단행동을 반복할 것”이라며 “조건 없는 자발적 복귀여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여당이 연이어 환자 달래기에 나섰지만, 환자단체들은 ‘엎드려 절받기’라며 싸늘한 분위기다. 환자단체가 14일 대통령실 앞에서 정치권의 ‘환자 패싱’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 이후에야 국회가 뒤늦게 환자단체에 만남을 청해 왔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신임 2차관도 기자회견 당일 환자단체에 연락해 이튿날 방문했다.
장기간 이어진 의정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정부와 국회가 의사계만 챙기려는 행보처럼 보이는 점이 문제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취임하자마자 의사단체들과 회동했고, 복지부 2차관은 그다음 날 의사단체들과 상견례를 했다. 여당은 12일 의대생 복귀 선언 자리에 동석한 데 이어 14일 전공의단체를 국회로 불러 복귀를 위한 판을 깔아줬다.
간호사 업무 확대와 중증질환 위주 상급종합병원 개편 정책 등으로 의료체계가 그나마 유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이 의료공백 사태를 촉발시킨 전공의·의대생과 친밀한 모양을 보이는 것이 부적절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총리, 차관, 여당 의원들이 보인 행보에 환자들은 상처받고 울분이 쌓였다”고 말했다.
특히 국회 복지위원장과 교육위원장이 현장에 동석했던 의대생 복귀 선언은 주무 부처인 복지부와 교육부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한다.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충분히 조율되지 않았고, 의대를 둔 대학 총장들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 원로는 “복귀 선언문을 보면 시기와 방식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며 “정치권이 실효성 있는 해법과 대안을 고민하기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정치적 성과에만 매달리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이재명 정부가 ‘환자 중심 의료개혁’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환자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의료정책은 의료인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 중심 의료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자들은 2020년 의사 총파업 때처럼 정치권과 의사계가 야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당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고,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한 의대생에게 재응시 특혜까지 줬다.
5년 사이 의료공백을 두 번이나 겪은 환자들은 “정부와 국회가 또다시 학사 유연화(의대생)와 병역 특례(전공의) 등 특혜 요구를 수용한다면 의사들에게 ‘버티면 이긴다’는 인식만 강화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22일부터 국회 앞에서 의료공백 피해 구제와 재발 방지 법안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할 예정이다.
의대생·전공의 특혜 반대 국민 청원도 닷새째인 21일 오후 5시 현재 동의 수 3만6,000여 명(동의률 73%)을 돌파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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