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펑크 난 법인세 과연 감세 탓일까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2025. 7. 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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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증세는 뜨거운 이슈다.

법인세는 기업이 번 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국회가 법인세법을 바꿔 세율을 올리면 법인세수는 늘어난다.

그런데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주 인사청문회에서 법인세수 결손과 감소 이유로 전 정부의 감세 정책만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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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증세는 뜨거운 이슈다. 세금을 더 내라고 하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화나고 짜증 난다. 화와 짜증이 모이고 폭발하면 정치 리더십도 흔들린다. 미국 독립전쟁은 '보스턴 차 사건'이라는 조세 저항에서 시작했다.

법인세는 기업이 번 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기업이 돈을 잘 벌면 많이 걷힌다. 반대로 벌이가 시원찮으면 적게 걷힌다. 우리나라 산업 구조는 전 세계에서도 두드러지게 경기에 민감하다. 경기에 따라 법인세수 증폭이 클 수밖에 없다. 당연히 세율 영향도 받는다. 세율을 내리면 법인세수가 줄어든다. 국회가 법인세법을 바꿔 세율을 올리면 법인세수는 늘어난다. 법인세를 결정하는 건 결국 경기와 세율 두 가지라는 뜻이다.

그런데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주 인사청문회에서 법인세수 결손과 감소 이유로 전 정부의 감세 정책만 지목했다. 일부만 맞고 일부는 틀린 지적이다. 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정확히 두 달 후인 7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리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초부자 감세'라며 반발했다. 결국 국회는 최고세율을 1%포인트 내려 24%로 정했다.

문제는 2023~2024년 연달아 발생했다. 반도체 불황이 결정타였다. 2022년 상장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 급감했다. 2023년엔 2022년보다 영업이익이 44%나 줄었다. 세율 인하와 경기 악화가 겹쳐 작년, 재작년 법인세수 결손만 40조원을 기록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법인세율을 올리면 법인세가 더 걷힌다. 하지만 경제 시스템은 그렇게 대충 작동하지 않는다. 경제학에 나오는 '래퍼곡선'만 봐도 알 수 있다. 세율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경제주체의 저항을 불러와 오히려 세입이 감소한다. 기업은 계산이 빠르다.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본사를 옮긴 것도 법인세 때문이다.

세수가 부족한 게 아니다. 세출이 방만할 뿐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낭비성 예산 구조조정을 우선 지시했다. 문제는 관행과 사람이다. 오랫동안 책정돼온 예산을 과감히 잘라낼 수 있는 용기 있는 공무원이 얼마나 있을까. 게다가 확장재정은 선한 의도와 동기에도 불구하고 국채 발행을 늘려 국채 이자 지출 증가를 가져오고 예산 구조조정을 방해한다. 이제 곧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다. 이재명 정부 5년간 국가 재정 운용 청사진이 제시될 중요한 자리다. 증세에 앞서 방만한 재정 운용에 먼저 메스를 대야 한다.

[문지웅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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