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총격살해범, 미리 만든 파이프총 13개 가져다놔…계획범죄 무게

이승욱 기자 2025. 7. 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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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씨는 범행 직전 잠시 밖에 나갔다 오겠다고 한 뒤 미리 렌터카에 옮겨놓은 파이프형 사제 총기를 가져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ㄱ씨가 사용한 사제 총기는 12게이지(구경 18.5㎜) 산탄총 총알이 들어가는 파이프에 격발장치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ㄱ씨는 파이프를 산 뒤 공작소에서 이를 잘라 총열을 만들었는데, 총기 제작 방법은 유튜브에서 배운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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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불화 비극…범인 차엔 총알 86발
“유튜브 보며 사제총기 따라 만들었다”
21일 인천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가족을 숨지게 한 피의자의 주거지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서울경찰청은 경찰특공대가 피의자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거지에서 신나와 타이머 등 사제 폭발물을 발견해 제거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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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서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의 범행 동기는 가정불화 때문으로 파악됐다.

박상진 인천 연수경찰서장은 21일 오후 인천 총기사고 중간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피의자 조사 결과 범행 동기는 가족 간 불화에 따른 것이다. 다만 자세한 진술은 회피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60대 남성 ㄱ씨는 20일 밤 9시31분께 30대 아들 ㄴ씨를 직접 만든 사제 총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범행 2시간40여분 만인 21일 0시15분께 서울 방배동에서 ㄱ씨를 살인 등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는 아버지 ㄱ씨의 생일파티를 위해 ㄱ씨와 아들 ㄴ씨 부부, ㄴ씨의 두 자녀, ㄴ씨 부부의 지인 등 6명이 있었다고 한다. ㄱ씨는 20년 전 아내와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총기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 연합뉴스

ㄱ씨는 범행 직전 잠시 밖에 나갔다 오겠다고 한 뒤 미리 렌터카에 옮겨놓은 파이프형 사제 총기를 가져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ㄱ씨는 범행 당시 모두 3차례 총격을 가했는데 이 중 2발은 ㄴ씨를 저격했고, 나머지 1발은 문에 맞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범행이 ㄴ씨의 두 자녀가 보는 앞에서 이뤄졌다. 당시 ㄱ씨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간이 마약류 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했다.

ㄱ씨가 사용한 사제 총기는 12게이지(구경 18.5㎜) 산탄총 총알이 들어가는 파이프에 격발장치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화약은 없지만 격발장치가 총알에 물리적 충격을 줘 총알 자체의 화약을 통해 발사되는 방식이다. 산탄총 총알에는 비비탄 크기의 쇠구슬 12개가 들어 있었다. ㄱ씨는 파이프를 산 뒤 공작소에서 이를 잘라 총열을 만들었는데, 총기 제작 방법은 유튜브에서 배운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가 자신의 집에서 파이프로 만든 총열 13개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계획범죄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이 중 2개는 범행 현장에서 발견됐고 11개는 차량 내부에서 발견됐다. 11개 총열 중 10개 총열은 총알이 장전된 상태였다고 한다. 차량에서 발견된 총알은 모두 86발에 달했다. ㄱ씨가 해당 총알을 20여년 전 수렵용 총알을 판매한다는 사람에게서 별도 구매했다고 한다. ㄱ씨는 총포 소지 허가증도 없었다.

ㄱ씨는 범행 직전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신의 집에 인화 물질을 설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인화성 물질은 15개 페트병에 나눠 담아 집 안 곳곳에 설치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 물질에는 21일 정오가 되면 폭발하도록 타이머도 설치돼 있었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에 다시 돌아가지 않을 생각으로 인화성 물질을 설치했다. 낮 12시로 시간을 정한 이유는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한편, 경찰은 첫 신고가 접수된 뒤 약 1시간30분이 지난 밤 11시께 범행 현장에 진입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 시간 동안 ㄴ씨는 현장에 방치됐던 셈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범행 직후 ㄴ씨 가족들이 안방으로 대피한 상황에서 ㄱ씨가 집에 있다는 취지로 신고가 들어왔다. 성급하게 들어가서 총격전이 발생하는 것보다 경찰특공대를 기다린 뒤 진입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특공대가 밤 10시16분께 도착하고도 내부 진입은 27분 뒤인 밤 10시43분께 이뤄졌다. 그러나 ㄱ씨는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난 상태였다.

경찰은 살인과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 등으로 ㄱ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ㄱ씨의 심리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ㄴ씨 주검 부검도 의뢰하기로 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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