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환 칼럼] 의대생 복귀 ‘우선순위’, 사회적 합의 필요하다

2025. 7. 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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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의대생 복귀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의 지난 토요일 저녁 기습 성명으로 물꼬가 트인 것이다. 총장과 학장들도 1학기 유급이 예정된 미복귀 의대생을 2학기 수업에 복귀시키겠다고 화답했다. 방학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1년 과정을 몰아서 수강하도록 해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의대 교육의 정상화는 학생과 국민 모두에게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지난 1월의 신규 의사면허 취득자가 269명뿐이었다. 의대생 복귀를 서두르지 않으면 응급·지역·필수 영역에서 시작된 의사 부족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다. 전공의의 수련을 재개하는 방안도 서둘러야 한다.

의대생 복귀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일이 산더미다. 이미 1학기에 복귀한 6708명의 강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복귀생 8305명의 강의를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 국회가 아니라 의대에서 차분하고 신중하게 해결해야 하는 일이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급할수록 돌아가겠다는 자세가 절실하다.

의대의 교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부속병원의 진료까지 책임져야 하는 의대 교수의 강의 부담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상당수의 교수가 떠나버린 소규모 의대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예과 강의를 담당할 교수가 넘쳐나는 것도 아니다. 의대마다 복귀생의 규모는 물론 교수·시설이 천차만별이다.

의학 교육의 특성상 1학기 강의를 수강하지 않으면 2학기 강의를 수강할 수 없다. 교육과정은 대부분 직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선수(先修)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히 학년제를 학기제로 변경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방학 기간의 활용도 만만치 않다. 8월 초 개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40주 이상이 필요한 1년 강의를 내년 2월 말까지 최대 28주에 소화해야 한다. 부분적으로 교육 내용을 축소하지 않는다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국회와 대한의사협회가 의대생 복귀를 정치적으로 밀어붙이게 된 것이 못내 아쉽다. 의대와의 신중한 협의가 훨씬 더 중요했다.

의대 교수들의 역할이 막중하다. 복귀하는 학생을 환영하고, 의대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의대 교육을 일거에 바로 세우는 ‘묘책’을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은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설익은 제안을 두고 왈가왈부하면서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오히려 정상화의 과정에 대한 ‘우선순위’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교육의 질’도 포기할 수 없고, 사회적으로 절박한 ‘의사 배출’도 양보할 수 없다. 국민이 민감하게 요구하는 ‘공정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다고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모두 잡기는 어려울 수 있다. 어떤 목표를 더 강조하고, 어떤 목표를 어느 정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원칙이 필요하다. 교수·시설·학생의 상황이 제각각인 40개 의대에 동일한 방법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도 필요하다.

교육부의 역할은 제도 개선과 재정 지원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가 의대의 교육과정에 간섭하는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학생의 교육은 온전하게 의대 교수의 몫이기 때문이다.

복귀생들에 대한 소모적인 ‘특혜’ 논란은 의미가 없다. 학생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학교를 떠나거나 복귀를 거부했던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난 정부가 총선 승리를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엉터리 의대 증원과 의료 개혁을 밀어붙였던 것이 문제였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특히 정책 실패를 복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행한 ‘학사 유연화’를 마치 교육부의 대단한 ‘시혜’(施惠)로 오해하는 일도 용납할 수 없다.

언론도 신중해야 한다. 의사면허도 받지 않은 의대 학생이 환자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억지는 터무니없는 것이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저항한 학생들을 가해자로 둔갑시켜서는 안 된다. 의대생에게 무의미한 사과를 요구하고, 정체불명의 인터넷 글을 근거로 의대생들을 갈라치기하는 보도도 볼썽사나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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