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러시아 공습에 잠 못 드는 키이우 시민들

박영서 2025. 7. 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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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여름철 공세를 강화하면서 폭격에 대한 공포가 수도 키이우 시민들의 일상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공습경보가 울려 퍼지면 시민들은 짐을 챙겨 들고, 이제는 피난처가 되어 버린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키이우에 사는 다리아 슬라비츠카는 최근 일주일에 며칠씩 폭격을 피해 지하철역 대피소를 찾습니다.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은 키이우 시민들의 잠을 뺏어간 것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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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지하철역에 주민들이 대피해 있습니다. 한 소녀가 데리고 온 반려견이 코를 책에 대고 냄새를 맡자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여름철 공세를 강화하면서 폭격에 대한 공포가 수도 키이우 시민들의 일상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공습경보가 울려 퍼지면 시민들은 짐을 챙겨 들고, 이제는 피난처가 되어 버린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폭력의 한복판에서 시민들은 오늘도 하루 하루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지난 두 달간 밤마다 키이우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으면서 370만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키이우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최전선의 다른 도시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평가되는 곳입니다. 그러나 러시아가 최근 집중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안전을 담보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러시아가 본격적인 여름 공세에 돌입하면서 전황은 격화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동부와 북부 전선에서 대규모 병력과 미사일, 드론을 동원한 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전면 휴전하는 상황에 대비해 최대한 많은 영토를 점령하려는 의도입니다. 키이우도 연일 폭격에 시달리고 있어 후방 안전지대라는 개념이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키이우에 사는 다리아 슬라비츠카는 최근 일주일에 며칠씩 폭격을 피해 지하철역 대피소를 찾습니다. 슬라비츠카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초조하게 텔레그램을 확인하다가 공습경보가 울리면 요가매트와 이불을 챙겨 들고 두 살배기 아들과 함께 지하철역으로 뛰어갑니다. 처음에는 공습경보가 울리면 겁에 질려 복도로 나가야 한다고 소리치던 아들 에밀도 이제는 이런 일상에 익숙해진 모습입니다.

지하철 선로 옆 기둥에서 웅크리고 밤을 보낸 슬라비츠카는 “예전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곳에 왔지만, 이제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와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그곳에는 자신처럼 요가매트를 펼치고 잠을 청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한 여름의 밤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밤 지하철역을 찾은 사람들은 16만5000명으로 전달보다 두배 이상 늘었습니다. 키이우 군 행정 책임자인 티무르 트카츠헨코는 “올해 상반기에만 키이우에서 78명이 숨지고 400명이 부상했다”며 “공격 규모와 치사율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대피소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다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집 근처 3㎞ 이내에 대피소가 없는 스토로즈후크는 올해 초 2000달러를 들여 강철로 만든 ‘캡슐 오브 라이프’라는 상자를 구입했습니다. 두꺼운 철판으로 제작되어 폭격에도 견딜 수 있지요. 그는 밤마다 애완견과 함께 강철 상자 안으로 대피하고 있습니다.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은 키이우 시민들의 잠을 뺏어간 것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경계심은 키이우 시민들의 정신 건강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가족 심리학자 카테리나 홀츠베르흐는 폭격에 따른 수면 부족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일으켜 어린이와 성인 모두의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잘츠부르크대에서 수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안톤 쿠라포우 박사는 “길거리에 나갔다가 눈앞에서 사람이 총에 맞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상상해보라”며 키이우에서는 시민들이 매일 이런 상황을 경험하고 있고 이런 스트레스가 평생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전쟁은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정신을 서서히 무너뜨립니다. 키이우의 밤은 더 이상 평온한 휴식의 시간이 아닙니다. 잠 못 이루는 도시, 공포에 익숙해진 아이들, 지하에서 겨우 이어가는 삶. 전쟁의 상흔은 육체보다 마음에 더 깊이 새겨지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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