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프라이버시 특별보호관 “영장 없는 통신이용자 정보 수집 국제법 위반”

유엔 프라이버시 권리에 관한 특별보고관이 “영장 없이 통신 이용자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국제인권법 위반이므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한국 정부에 보냈다.
2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사단법인 오픈넷 등에 따르면 유엔 프라이버시 권리에 관한 특별보고관인 아나 브라이언 누그레레스는 지난 5월1일 전기통신사업법상 통신이용자 정보 제공 제도가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자유권 규약)’ 등 국제인권법에 맞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혐의 서한(Allegation Letter)’을 보냈다. 누그레레스 특별보고관은 지난 2월28일 한국에 비공식 방문해 국회의원·시민사회 활동가 등을 만난 뒤 이런 서한을 발송했다.
혐의 서한은 특별보고관이 해당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권 침해를 끝내기 위해 보내는 공식 서한이다.
누그레레스 특별보고관은 검찰이 2023년 경향신문 기자 등을 대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수사하면서 3000명이 넘는 언론인 등의 통신 이용자 정보를 수집한 사례를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검찰은 경향신문 기자의 휴대전화 전자정보를 통째로 대검찰청 통합디지털 증거관리시스템에 저장하기도 했다. 단체들은 “검찰은 사건과 관련이 없는 시민사회 활동가, 정치인, 일반인까지 통신이용자 정보를 무더기로 수집했고, 통신이용자 정보 제공 사실에 대한 통지를 자의적으로 유예했다”고 지적했다.
누그레레스 특별보고관은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통신이용자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런 법 내용이 프라이버시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자유권 규약 제17조, 적법절차를 보장하는 제14조에 위반될 수 있다고 했다.
특별보고관의 서한을 받은 회원국은 발송 후 60일 동안 답변을 할 수 있고 그 기간이 끝나면 답변과 함께 공개된다. 누그레레스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에 전기통신사업법이 국제인권법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언론인·활동가 등에 대한 전기통신사업법의 오남용을 방지하는 조치가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해 답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서한에 답하지 않았다.
단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예훼손 수사를 명목으로 영장 없이 무더기로 통신 이용자 정보를 수집한 검찰의 책임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며 “정부와 국회는 국제인권법에 부합하지 않는 전기통신사업법을 하루빨리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271857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271810021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271756001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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