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 ‘대산 NCC 통합’ 난항…설비 가치 산정 등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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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대산석유화학단지의 나프타분해설비(NCC)의 통합 논의가 자산 가치 산정을 둘러싼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HD현대케미칼은 회계상 자산 가치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롯데케미칼은 설비 가치 산정에 있어 기술력과 수명, 잔존가치 등이 평가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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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대산석유화학단지의 나프타분해설비(NCC)의 통합 논의가 자산 가치 산정을 둘러싼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산업 재편의 첫 사례로 주목받는 만큼 이해관계 조율을 위한 정부 중재 필요성도 제기된다.
2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합작사 HD현대케미칼에 롯데케미칼 설비를 이전해 공동 생산·판매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일부 설비를 폐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롯데케미칼이 NCC 설비를 현물 출자하는 구조다. 롯데케미칼이 자사 설비를 현물출자할 때 그 가치가 얼마나 인정받느냐에 따라 HD현대케미칼의 최대 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가 추가로 출자해야 하는 금액이나 자산의 규모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설비 가치가 높게 평가될수록 자금 부담이 줄어들면서 지분율과 기여도가 올라간다. 반면 HD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의 자산 평가액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NCC는 1991년말에 준공돼 이미 장부상 자산가치는 감가상각이 거의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HD현대케미칼은 회계상 자산 가치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롯데케미칼은 설비 가치 산정에 있어 기술력과 수명, 잔존가치 등이 평가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양사 모두 외부 평가기관을 통해 설비 자산에 대한 가치 산정을 진행한 만큼, 이를 둘러싼 입장 차 조율에는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실제 LG화학도 여수 NCC 2공장의 자산 평가 과정을 거쳤는데 쿠웨이트석유공사 자회사인 PIC와의 협상 당시 최신 설비라는 점이 반영돼 약 1조원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여기에 두 회사 모두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의견 차이가 첨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롯데케미칼은 126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HD현대케미칼도 별도 기준 119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최대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도 현금성 자산보다 단기금융부채가 많은 상황이다.
석화업계에선 이번 양사의 통합 논의가 단기간에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본에서도 미쓰시비 등이 완전한 통합까지 5년 이상 소요된 전례가 있다. 단순 설비 통합 넘어 운영과 인력, 노조, 기술 관리 등 모든 영역을 조정하는 데 장기적인 일정이 필요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통합 논의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나온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자율 구조 재편인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물출자 설비의 가치 산정과 인력 이동, 노조 동의 등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인 만큼 민간 협상에만 맡겨둘 경우 협의가 장기화되거나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과거 일본의 석유화학 통합도 법적 합병 이후 설비와 조직 정비까지 수년에 걸쳐 진행됐다”며 “국내 첫 설비 통합이 시장 내 긍정적 선례로 안착하려면 정부가 일정 수준의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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