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감정의 절정… 다닐 심킨·홍향기의 '백조의 호수'

김소연 2025. 7. 2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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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음악의 날카로운 현악 선율과 함께 펼쳐진 발레 '백조의 호수' 2막 1장.

'백조의 호수'는 마법에 걸려 백조가 된 공주 오데트와 지그프리드 왕자의 엇갈린 비극적 사랑을 그린 고전 발레의 대표작이다.

1992년 초연된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4막 구성의 마린스키 버전을 2막 4장으로 압축해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게 특징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자주 공연되는 발레이자 대중에게 익숙한 작품 중 하나지만, 19일 개막한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새삼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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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리뷰
27일까지 예술의전당서 공연
19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백조의 호수'에서 오딜을 맡은 홍향기와 지그프리드를 맡은 다닐 심킨이 흑조 파드되를 선보이고 있다. ⓒUniversal Ballet_Photo by Lyeowon Kim

차이콥스키 음악의 날카로운 현악 선율과 함께 펼쳐진 발레 '백조의 호수' 2막 1장. 흑조 오딜과 지그프리드 왕자의 그랑 파드되(2인무)가 객석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발레리나를 가볍고 우아하게 들어 올리는 관록 있는 무용수 다닐 심킨(38)과 마지막 코다의 푸에테(32회전)로 완벽한 회전을 보여준 홍향기(36)의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 늘 박수갈채를 받는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이지만, 두 무용수의 탄탄한 기량과 섬세한 표현이 어우러진 흑조 파드되에 유독 큰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백조의 호수'는 마법에 걸려 백조가 된 공주 오데트와 지그프리드 왕자의 엇갈린 비극적 사랑을 그린 고전 발레의 대표작이다. 1895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된 프티파·이바노프 판본을 바탕으로, 발레단마다 고유한 해석과 색깔을 담아 무대에 올린다. 1992년 초연된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4막 구성의 마린스키 버전을 2막 4장으로 압축해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게 특징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자주 공연되는 발레이자 대중에게 익숙한 작품 중 하나지만, 19일 개막한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새삼 화제를 모았다. '호두까기 인형'이 겨울 시즌 대표작이라면, '백조의 호수'를 여름 시즌 대표작으로 삼겠다는 목표 아래 예술의전당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공동 기획한 무대다. 러시아 발레리노 다닐 심킨의 첫 한국 전막 출연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날 지그프리드를 연기한 심킨과 오데트·오딜 1인 2역을 맡은 홍향기의 저녁 공연은 고전이 지닌 아름다움과 깊이를 다시금 실감하게 한 무대였다.

'백조의 호수'의 다닐 심킨과 홍향기. ⓒUniversal Ballet_Photo by Lyeowon Kim

예술의전당과 공동 기획, 여름 시즌 대표작으로

'백조의 호수'의 다닐 심킨. ⓒUniversal Ballet_Photo by Lyeowon Kim

러시아 태생으로 9세 때 발레를 시작한 심킨은 바르나, 헬싱키, 잭슨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연이어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독일 베를린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로 전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공중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뛰어난 점프와 회전 기술을 지닌 그는, 공연 전 기자간담회에서 "'백조의 호수'는 기술을 오히려 조절하고 억눌러야 하는 작품"이라며 "캐릭터 표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이 작품에는 발레 '돈키호테'에서 선보이는 3연속 540도 회전 기술 같은 심킨 특유의 화려한 기교를 펼칠 장면은 드물다. 하지만 "발레에서 기술은 표현과 연기를 위한 배경이자 기초일 뿐"이라는 그의 말처럼, 이날 무대에서 심킨은 움직임 하나하나에 여유와 절제가 배어 있었다.

'백조의 호수'의 미학을 완성하는 백조 군무는 섬세하고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관객의 집중도를 높였다. 특히 2막 2장 '밤의 호숫가' 장면에서 백조와 흑조의 대비되는 춤이 눈길을 끌었다. 24명의 발레리나는 폴 드 브라(팔의 움직임)를 통해 백조의 우아함과 흑조의 강렬함을 또렷하게 구분해 표현했다. 어릿광대를 맡은 발레리노 김동우도 유쾌한 에너지로 무대를 사로잡으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 공연을 위해 유니버설발레단은 33년 만에 무대 의상을 전면 교체했다. 백조와 흑조 의상을 제외한 모든 의상을 새롭게 제작해, 무대 분위기를 한층 더 화려하게 살렸다.
작품의 높은 대중적 인지도에 걸맞게 객석에는 가족 단위부터 중장년 관객까지 다양한 관객층이 눈에 띄었다. 공연 후 로비에서 진행된 심킨과 홍향기의 사인회는 선착순 인원을 넘겨, 2·3층 난간에까지 관객이 몰려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공연은 27일까지 계속되며, 심킨과 홍향기는 23일 다시 무대에 오른다.

'백조의 호수'. ⓒUniversal Ballet_Photo by Lyeowon Kim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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