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없는 통신정보 수집, 국제인권법 위반”

김현아 2025. 7. 2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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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프라이버시권 특별보고관 아나 브라이언 누그레레스(Ana Brian Nougreres)가 한국 정부에 영장 없이 통신이용자정보를 수집하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이 국제인권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내용의 혐의서한(AL KOR 1/2025)을 공식 발송한 사실이 최근 공개됐다.

서한은 2023년 12월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이 일정 부분 사후 통지 제도를 도입한 점은 환영하면서도, 수사기관이 여전히 영장 없이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제인권규약(ICCPR) 제17조(프라이버시 보호), 제14조(적법절차 보장)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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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 한국 정부에 공식 혐의서한 발송
정부는 아직 답변 안 해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프라이버시권 특별보고관 아나 브라이언 누그레레스(Ana Brian Nougreres)가 한국 정부에 영장 없이 통신이용자정보를 수집하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이 국제인권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내용의 혐의서한(AL KOR 1/2025)을 공식 발송한 사실이 최근 공개됐다.

해당 서한은 지난 5월 1일자 문서로 특별보고관이 2025년 2월 한국을 비공식 방문해 국회의원 간담회 및 시민사회와의 대화를 통해 수집한 제보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서한은 60일간의 비공개 기간을 거쳐 7월에 일반에 공개됐다.

출처=진보네트워크센터 홈페이지
검찰, 3000명 통신정보 수집… 표현자유·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특별보고관은 2023년 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면서 3000명 이상 언론인 및 일반인의 통신이용자정보를 영장 없이 수집한 사건을 대표적인 문제 사례로 지적했다. 해당 사건은 단일 피의자에 대한 수사를 명목으로 대규모 통신정보를 무더기 수집한 것으로, 시민사회 활동가와 정치인까지 포함돼 있었으며, 정보 제공 사실 고지도 최장 6개월간 유예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은 2023년 12월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이 일정 부분 사후 통지 제도를 도입한 점은 환영하면서도, 수사기관이 여전히 영장 없이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제인권규약(ICCPR) 제17조(프라이버시 보호), 제14조(적법절차 보장)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보 수집의 비례성 원칙 및 사법적 감독 부재, 정보 보관·삭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도 국제기준에 어긋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관은 “디지털 시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선 정보주체가 자기정보에 대해 인지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행 법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정부, 언론인·활동가 대상 오남용 방지 대책 밝혀야”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에 △제보된 사실의 정확성에 대한 입장 △현행 법률이 국제인권법상 적법성·투명성·비례성 원칙을 준수하는지 여부△

언론인, 활동가, 인권옹호자에 대한 통신정보 수집 오남용 방지를 위한 조치 △수집된 정보의 보관·폐기 및 정치적 비판자에 대한 수사 여부 등을 질의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60일 이내에 회신하지 않아 이 서한은 정부 미답변 상태로 유엔 인권이사회 커뮤니케이션 보고 웹사이트에 게시되었으며, 향후 유엔 정기 보고서에도 포함될 예정이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도 2015년 “영장 없는 수집 문제” 지적

이번 서한은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한국의 통신자료 수집 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음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이미 2015년, 유사 제도인 ‘통신자료제공제도’에 대해 영장주의 원칙을 명확히 적용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또한 전임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 조셉 캐너타치도 2019년 방한 조사보고서를 통해 유사한 권고를 내린 바 있다.

이번 유엔 혐의서한은 단순히 국제기구의 권고를 넘어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수사를 둘러싼 과도한 통신정보 수집 행위에 대해 국제사회가 간접적으로 ‘문제 삼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2022년 ‘사후 고지’ 도입 결정이 국제인권법 기준에 충족되지 못한다는 점도 확인된 만큼, 진보네트워크센터와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들은 정부와 국회가 전기통신사업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2024년 하반기 고강도 감청에 해당하는 ‘통신제한조치’가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2741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가정보원이 단독으로 요청한 건수가 2720건에 달하며 전체 증가를 주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04개 통신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신이용자정보 요청은 41% 감소한 130만건, 통신사실확인자료는 1.7% 감소한 25만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국정원은 이 세 항목 모두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검찰·경찰은 정보요청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공수처는 통신이용자정보 요청 건수가 3배 이상 늘어난 2728건으로 나타났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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