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호우 일상화…침수 우려지역 주민 불안감 "근본 대책 필요"
대책 마련은 하세월…배수로 앞 이물질 제거 제진기도 없어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경남 산청군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기후변화로 우리 동네에도 언제든 기습 폭우가 내릴 수 있습니다. 침수 우려로 늘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극한호우'가 잦아지면서 침수 우려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극한 날씨가 일상화되고 있지만 지자체의 대응은 뒤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급상황 시 주민대피령 외에 실효성 있는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21일 오전, 대구 동구 안심3동(금강동) 금호강변.
70대 한 주민은 흙탕물로 변해버린 금호강(낙동강 지류)을 바라보며 "엊그제 비가 많이 내려서 또 대피해야 하나 싶었다"며 "다행히 마을에 물이 차오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는 굴다리까지 물에 잠겨서 빙빙 둘러서 마을을 빠져나갔다"며 "이번에 (비 피해가 큰) 산청군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 참 막막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호강 수위 상승으로 지난 17일 통제됐던 금강 잠수교는 통행이 재개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아직 금강 잠수교 다리 대부분이 물에 잠겨 있었다.

저지대에 위치한 금강동은 2024년 7월 10일 시간당 최대 37㎜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주민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강변 둑까지 물이 차오르고 주택가 뒤편 농지까지 침수되면서 주민들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올해도 동구는 금강동에 양수기를 설치하고 금호강 수위를 주시하며 주민 대피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50여년간 금강동에서 살아온 주민 이 모 씨는 "금호강이 넘치면 양수기로 물을 푼다고 해도 버릴 곳이 없다"며 "침수된 마을에 물을 버릴 것인가"라고 쓴소리를 냈다.
이씨는 "최근 내리는 비의 양이나 형태가 옛날과 다르지 않나"라며 "올해는 강변 둑 끝 지점까지 물이 차올라서 작년처럼 또 마을이 물에 잠길까 불안에 떨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째로는 강변에 둑을 지금보다 더 높게 쌓고 수목을 제거해서 유속을 높여야 한다"며 "주민 대피 말고 다른 근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금강동을 비롯한 동구에는 배수펌프에 유입되는 물에 섞인 쓰레기 등을 골라내주는 제진기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동구의 또 다른 침수 우려 구역인 효목동 동촌유원지에도 뚜렷한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2023년 계획한 3m 높이 가동식 옹벽은 언제 설치될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이는 동촌유원지 일대 1.2㎞ 구간에 1.2m 높이의 토사 제방을 쌓고 홍수벽 구간에는 3m 높이의 '가동식 옹벽'을 추가로 설치하는 사업이다.
홍수벽에 가동식 옹벽을 설치하기로 계획이 수정되면서 사업비는 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계산됐다.
이에 따라 사업 타당성 재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결과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9월에서 10월에는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동구는 금호강에 홍수 대비 시설을 설치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천 소유권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동구는 다만 집중 호우시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하고 홍수 특보가 발령되면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대처한다고 설명했다.

안평훈 대구 동구의원은 지난 16일 동구의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이러한 동구의 대처 방식을 지적했다.
금강동이 지역구인 안 구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후변화 영향으로 인한 국지성 호우로 침수 피해가 늘고 있다"며 "특히 금강동이나 동촌유원지 같은 침수 우려 지역에는 배수 시설을 강화하고 침수 경고 전광판을 확대 설치하는 등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남 산청에 내린 비의 양만큼 대구에도 언제든지 비가 내릴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부터 4일간 대구 대표 지점인 동구 효목동에는 123.9㎜의 비가 왔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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